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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 정동영과 정세균 - 김재호

김재호(사회부장)

22일 오후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그의 귀국은 이미 예정돼 있었다. 정 전 장관은 이미 미국현지 기자회견을 통해 4.29 재선거가 치러지는 전주 덕진선거구 출마를 공식 선언했고, 정세균 민주당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전주 덕진 전략공천'을 선언하며 정 전장관의 앞 길을 가로막은 터다.

 

정 전장관의 출마선언 후 정 대표가 전략공천으로 맞선 것은 두 사람, 그리고 두 사람을 둘러싼 민주당 내 힘겨루기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대체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지난 연말께 전주 덕진선거구에서 당선됐지만,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돼 원심과 항소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은 김세웅씨가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고 의원직을 상실했다.

 

이 무렵을 전후해 정동영 전 장관측은 재선거 출마를 민주당 지도부에 타진해 온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전주에 거처와 사무실을 확보했다는 등의 말을 흘리며 공석이 된 덕진 출마 의지를 밝혀왔다. 속칭 여론을 떠보는'언론플레이'로 보이는 대목이다.

 

하지만 정세균 대표는 적당한 정치적 언변으로 외면했다.

 

사실 정 대표에게 정 전 장관은 껄끄러운 존재다. 정대표를 정점으로 세력을 형성한 민주당 내 소위 386 정치인들도 마찬가지다. 정 전장관의 정치복귀는 현 정대표의 위상에 치명적일 수 있고, 소위 민주당 내 주류 비주류간 헤게모니 쟁탈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MB정권 출범후 지난 1년간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지만, 야당 대표로서 아직 확고한 국민적 이미지를 확보하지는 못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3년 후 대권 도전을 꿈꾸고 있는 정 대표가 아직 전열을 제대로 정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 전 장관의 정치일선 복귀는 정 대표 진영에 불쾌한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정 대표와 정 전장관은 1996년 제15대 국회에서 나란히 정계에 진출, 지금까지 확실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친구이자 동지다. 정 전장관이 지난 2000∼2001년 정풍운동을 주도한 후 확실한 대권주자로 자리매김한 반면 정 대표는 차분하면서도 내실을 다지며 'step by step'전략으로 멀리보고 뛰어왔다. 정동영이 강력한 대중의 지지를 받으며 앞으로 뛰어나갈 때 호흡조절을 하며 뒤따라가던 정 대표는 지금 그의 일생에서 다시는 잡기 힘든 기회를 잡고 있었다. '내 사정을 봐주지 않는' 정 전장관이 탐탁치 않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그렇다면 정 전장관은 왜 출마를 선언할 수 밖에 없었을까?

 

그는 전주덕진 출마 선언 후 가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정 대표에게 30여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말에서 그 단서를 찾을 수 있다. 대권에 도전한 거물 정치인으로서 그의 소외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정치는 금배지부터 시작한다. 솔직히 금배지를 가슴에 달지 않은 정치인에게 무슨 정치력이 있을까. 이 때문에 그 많은 거물급 정치인들 조차 지역구가 아니면 전국구 1순위에 자신을 포진시켜왔다. 금배지가 있어야 3년 후를 기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정동영은 초조했을 수 있다.

 

결국 대권을 꿈꾸는 정동영-정세균 두 사람을 탓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바람이 있다면, 생물정치를 하는 거물 정치인들인 만큼 치명상을 입지 않는 선에서 대타협을 이뤄내라는 것이다.

 

/김재호(사회부장)

 

김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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