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농사 기원에 관해서는 인도, 동남아, 중국 기원등 여러 설(說)이 있지만, 6500∼1만년 전인 신석기시대 부터 시작돼 세계 여러 곳으로 전파된 것으로 보는게 공통적인 견해다. 우리나라에는 기원전 2000년경 중국으로 부터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 여주나 경남 김해등에서 발굴된 탄화미(炭化米)의 동위연대 측정으로 산출한 연대다.
벼의 원산지 가운데 특히 동남아시아는 열대계절풍 지역으로 벼 재배에 적합한 기후조건을 지니고 있다. 고온다습한 우기와 건기가 연중 계속되기 때문이다. 연간 두번 내지 세번 수확할 수 있는 2∼3기작(期作)이 가능하다.
벼는 성장기에 약 17∼18℃의 기온이 유지돼야 하며, 재배기간 동안 충분한 일조량과 연간 강수량 1000㎜ 이상이 필요할 정도로 생육조건이 까다롭다. 또한 벼농사는 사람의 손길이 많이 필요한 농사이기도 했다. 한자'쌀 미(米)'자를 풀어쓰면 88(八十八)이다. 볍씨가 쌀이 되기까지 농부의 손이 그만큼 많이 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같은 재배 특성 때문에 온대지방에 속하는 우리나라에서 벼농사는 연간 한번에 만족해야 했다. 겨울철 보리를 함께 재배하는 2모작도 따뜻한 남부지방에서나 가능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우리나라의 아열대화 조짐은 벼농사의 재배체계까지 바꿔 놓을지 모를 일이다. 지난 100년간 우리나라의 평균기온은 1.5℃가 상승해 세계 평균 상승치 0.74℃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강수량도 283㎜가 증가해 전문가들도 점차 아열대 기후로 변화한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같은 기후변화를 이용해 벼 2기작 재배 가능성을 타진해보기 위한 모내기가 지난주(20일) 익산에서 실시됐다. 노지(露地)에서의 벼 2기작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모를 낸 품종은 추위에 강하고 이삭이 빨리 패는 조생종으로 온실에서 40일간 모를 키운후 모내기를 했다. 예년의 남부지방 모내기 시기보다 60여일 빠른 것이다. 7월20일쯤 수확후, 곧 바로 두번째 모내기를 한후 11월초 수확한다는 계획이다.
벼 2기작의 기대 효과는 농가 소득증대뿐 아니라 공기중 이산화탄소 양을 줄여주는등'저탄소 녹생성장'정책에도 딱 들어 맞는다. 2기작 정착에 필요한 품종과 재배기술 개발에 농도(農道)인 전북이 선도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박인환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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