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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왕궁리유적 발굴조사 2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가 9·10일 이틀동안 김봉건 국립문화재연구소장과 심영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장·나용호 원광대총장·김삼룡 전 원광대마한백제문화연구소장·교수 및 학생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원광대 60주년 기념관에서 열렸다.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주최하고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가 주관해 마련된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배병선 국립문화재연구소 건축문화재연구실장과 김주성 전주교육대학교 교수 등 8명이 주제 발표자로 나서 백제 무왕의 익산 천도와 관련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 전용호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연구관(왕궁리 유적의 최근 발굴 성과) = 왕궁리 유적은 지난 20년 동안 이뤄진 조사를 통해 궁성의 대지 조성과 공간 구획 및 활용에 대한 자료가 계속 발굴되고 있다. 최근에는 궁성 내부의 대지 조성에 대한 양상을 엿볼수 있는 대규모의 성토층이 확인됐고 경원 구조 및 구성원리, 후원의 존재양상을 규명할 수 있게됐다. 백제 왕궁의 실체가 조금씩 벗겨지고 있다.

▲ 이명호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연구관(익산 왕궁성의 대지 조성과 성벽 축조방식에 대한 연구) = 대지 조성에 있어 이같은 대규모 공사는 국가적인 사업에서나 볼수 있는 것으로 백제시대 중요 시설을 축조하기 전에 이뤄진 기초작업이라 볼수 있다. 왕궁리 유적이 백제말경 대규모 건축사업의 일환으로 시설됐다는 것을 엿볼수 있다. 왕궁성은 기본적으로 장방형의 평지성벽 형태를 이루고 있다.

▲ 배병선 국립문화재연구소 건축문화재연구실장(왕궁리 유적 백제 건물지의 구조분석) = 왕궁리 유적은 궁성으로서 크기가 너무 작은데다 혹시 별도의 궁궐이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을 낳고 있다. 궁성 주위에는 곽성이 없었을까 하는 생각도 갖게됐다. 궁성 남문과 대형 건물지의 중축선이 궁성 전체의 중심지에 있지 않았는지, 상서성과 같은 행정조직이나 동궁은 없었는지도 의심스럽다.

▲ 공국강 중국사회과학원 고고연구소 연구원(6-7세기 중국 황궁 원림 약론) = 역대 궁궐내의 원림 건축법의 특징은 모두 왕조의 전초후침의 고대 제왕예제의 고하를 따르고 있다. 그리고 뒷쪽 궁궐에 원림을 배치하고 있다. 이는 강한 사적 비밀보장과 오락성을 갖춘 시설이며 궁녀와 시중을 제외한 일부 외부인과 소수의 친지 대신만이 출입할 수 있었다.

▲ 고이께 노부히꼬 일본 나라문화재연구소 연구원(아스카이께 유적) = 다른 곳에서 사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규모와 집약된 업종의 다양성이 풍부하다. 또 규격화된 무기와 건축 철물, 공구와 같은 철 제품의 대량 생산, 은 제조, 정련을 한 것으로 미뤄볼때 아스카이께 공방은 일개 사원의 부속 공방이라는 범위를 뛰어넘는 훌륭한 기술을 자랑하고 있다.

▲ 김주성 전주대학교 교수(7세기 백제에서의 익산 위상의 변화) = 무왕의 즉위 초기 왕권을 강화하면서 통일전쟁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신라정벌을 계획했다. 이에 함양으로 진출하기 위해 익산지역에 군사적 거점을 마련했다. 따라서 익산지역에 연동리석불좌상과 왕궁성이 축조됐다. 이것은 무왕의 정책에 동조한 사씨의 정치적, 경제적 도움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 최완규 원광대교수(고대 익산과 왕궁성) = 익산 지역은 청동유물과 철기가 공반되는 마한 초기 단계의 중심지였다. 백제 왕실과 대표적인 제지세력인 한계(마한계)와의 대립이 지속되자 갈등 해소를 위해 마한의 고도로 인식되었던 익산으로 천도했을 것이다. 이러한 천도를 통해 왕권을 강화하고 백제의 중흥을 일으키고자 했을 것이다.

▲ 박순발 충남대학교 교수(동아시아 도성사에서 본 익산 왕궁리 유적) = 왕궁 유적이 최초 사비기 백제의 궁성으로서 조영된 후 사원으로 개조되었을 것이라는 견해는 이미 제시된 바 있다. 왕궁 유적의 평면형은 위진남북조시대의 궁성 평면과 거의 일치하고 있다. 대형 건물지는 사찰 이전의 건물들로서 궁을 구성하는 전각으로 볼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