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한복판의 경찰서 유치장에 구속수감돼 있던 피의자 2명이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달아나는 어처구니 없는 사 건이 발생했다.
12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33분께 횡령 및 절도 혐의로 구속돼 이 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돼 있던 이모(36)씨와 홍모(26)씨가 탈주했다.
탈주 피의자 2명 가운데 이씨는 이날 오후 3시10분께 경기 구리 시 인창동 동사무소 앞에서 공중전화로 지인에게 전화를 걸다 경찰 수사망에 발각돼 구리경찰서 인창지구대 직원들에 의해 탈주 6시간40분 만에 검거됐다.
남대문서는 이씨의 신병을 넘겨받아 다시 경찰서로 데려왔다.
경찰은 홍씨도 지인을 통해 자수 의사를 전해왔다고 밝혔지만 아직 소재 파악은 하지 못하고 있다.
◆ 어떻게 탈주했나=이 경찰서 2층에 있는 유치장은 입구 쪽 출입문과 각 감방 문의 잠금장치가 이중으로 돼 있지만 이들이 탈주할 당시에는 문이 모두 열려 있었다.
유치장에 비치된 슬리퍼를 신고 있던 이들은 열린 감방문과 유치장 출입문을 통과해 계단을 내려온 뒤 1층 휴게실을 거쳐 의경이 보초 근무를 서고 있는 후문의 쪽문을 통해 경찰서를 빠져나갔으며 남산 방향으로 도주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침 식사를 마치고 식기를 밖으로 빼내 청소하는 시간과 근무 교대 시간이 겹쳐 감시가 소홀했던 것 같다"며 " 보초를 서는 의경도 밖에서 들어오는 사람만 제지할 뿐 안에서 나가는 사람은 신경쓰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25분 만인 오전 8시58분에야 탈주 사실을 인지, 형사와 전.의경 700여명을 남산 주변에 배치하고 검문검색을 강화했다.
또 연고지와 주변 사람들을 대상으로 탐문을 벌이는 한편 서울과 경기 전역에 탈주 사실을 긴급 전파하는 등 검거에 주력했다.
◆ 탈주 피의자들은 누구=이씨와 홍씨는 올해 들어 서울과 강원 원주, 경기 광주 등지의 렌터카 회사에서 수천만원 상 당의 차량 3대를 빌린 뒤 이를 되팔아 판매 대금을 챙긴 혐의로 지난 4일 밤 체포됐다.
이들은 폭력과 (특수)절도,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병역법 위반 등의 전과자들로 지난 8일 구속영장이 발부돼 유치장에 수감돼 있었다.
공범은 이들을 포함해 3명인데 이씨와 홍씨는 같은 감방에 수감돼 있었고 이 유치장의 다른 방에 있던 곽모씨는 탈주에 동참하지 않았다.
경찰은 탈주 동기와 관련해 "내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었는데 이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또 공범을 같은 방에 수감한 이유에 대해서는 "따로 수감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보강수사 계획이 없고 증거 인멸 등의 우려도 없어 한 방에 넣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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