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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백가쟁명] 바이러스 전쟁 - 임해순

임해순(익산다문화가족지원센터 언어지도사)

'자연이 내린 재앙인가, 인간이 자초한 재앙인가'

 

요즘 세계는 신종 인플루엔자 A의 충격에 빠져들고 있다.

 

WHO(세계보건기구)는 이미 5단계 경보를 내린 상태이고, 이대로 확산되면 자칫 전염병 마지막 단계인 '대유행(6단계)'까지 갈지도 모르는 심각한 상황이다. 최근 세계 여러 나라에서 급격히 번지고 있는 신종 인플루엔자 A의 전염속도를 보면서 '이제는 전염병도 세계화 되어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에 온 몸이 오싹해지기도 한다.

 

우리나라도 이미 감염자 수만 3300명이 넘어 섰고, 사망자 또한 2명이 발생하였다. 도내에서도 예외 없이 감염자가 생겨났고, 학생들의 개학과 함께 급속도로 번질 가능성까지 예견되고 있다.

 

이제 며칠 있으면 학교들이 일제히 개학을 한다. 아이를 둔 학부모 입장에서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전문가들은 찬바람에 노출되는 계절, 감기에 쉽게 걸리는 시기가 되면 신종인플루엔자는 더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도내 일부 학교는 이미 감염된 학생들을 격리시키고 기숙사를 폐쇄하며, 임시휴교에 들어가는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학부모 입장에서 불안한 마음 역시 쉽게 가시지 않는다. 부모들은 아이가 두통만 있다고 해도 더럭 겁이 나고, 고열이라도 호소할라치면 좌불안석이다.

 

외국의 경우 자국민의 수효만큼 이미 백신을 확보해 놓은 나라까지 있다고 하는데, 그 동안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해서인지 우리나라는 뒤늦게 바쁜 것 같다.

 

대통령이 긴급회의에서 예산을 확보하라 명했음에도 신종플루예산을 깎은 정부, 백기 투항한 일부 공공의료진, 진료거부당하고 있는 환자들, 여기저기에서 벌어지고 있는 엇박자들은 우리를 안타깝게 한다.

 

백신의 시급한 확보와 공급이 조속히 이루어져야할 과제인 듯 싶은데, 신종플루 백신의 원액을 생산하고도 기술적인 문제로 한 달간 백신 완제품이 나오지 못하여 임상시험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학교 또한 늦장 대응은 마찬가지이다. 도내 모 학교에 다니고 있는 우리 조카는 개학을 이틀 앞두고, 외국에 다녀온 적이 있는지를 묻는 비상 연락망을 받았다고 한다. 그나마 한 반의 일부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그러한 비상연락이 있는지 조차 알지 못하고 있기에 상황은 더 심각해 보인다. 부모들의 마음은 불안하기만 한데 정작 결단을 내리고 조치를 취해야 할 시행처는 아직도 그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당혹스럽다. 이러다가는 우리의 아이들이 아무런 보호 장치 없이 바이러스에 노출되고 마는 것은 아닌지.

 

이번 일을 계기로 정부의 각 부처 간의 일사분란한 공조체계, 앞으로 빈번하게 나타나게 될 제 2, 3의 신종 병원체들에 대응할 수 있는 첨단 과학 기술 배양을 위한 국가의 적극적 지원 등이 이루어질 수 있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아쉬운 대로 우선 다급한 문제에 대한 대책이라도 속 시원히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부와 보건복지부 그리고 교육청 및 관계기관은 백신과 치료약의 확보, 아이들에 대한 예방접종 계획 수립, 감염된 환자를 위한 신속하고 효율적인 비상의료체계 구축 등 좀 더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대안들을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홍보함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시민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고, 앞으로 있을지 모르는 신종 인플루엔자의 공포로 인한 사회적 혼란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임해순(익산다문화가족지원센터 언어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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