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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활력 넣는 제2의 선수 '전주 KCC치어리더'

매일 8시간 이상 고된 연습…화려함 뒤엔 힘든 일상 연속

농구장의 꽃이자 전주 KCC농구단의 여섯번째 선수인 치어리더들이 포즈를 취하고있다. 박덕열(desk@jjan.kr)

겨울은 농구의 계절이다. KCC 허재 감독을 비롯해 '소리없이 강한 사나이' 추승균· '골리앗 센터' 하승진· 전태풍 등의 선수가 멋진 경기로 도내 농구팬들을 사로잡는다면, 사이사이 시간의 틈새를 매우며 팬들에게 또다른 볼거리와 경기의 활력을 주는 제2의 선수들은 치어리더들이다.

 

매일같이 8시간 이상 고된 연습을 반복하지만, 얼굴에는 웃음꽃이 떠나질 않는 치어리더들. '농구에 미쳐야 할 수 있다'는 전주KCC 9명의 치어리더들을 지금 만나보자!

 

▲ 코트 위 열정의 에너지 쏟아

 

"치어리더란? 열정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농구에 흡입되고 미쳐야 할 수 있거든요. 또 선수와 관중들이 하나가 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견우와 직녀가 만날 수 있게 다리 역할을 해주는 까마귀라고 할까요?"

 

울산모비스와 경기가 있던 지난 12일 전주실내체육관. 치어리더들은 화려한 율동과 퍼포먼스로 관객들의 응원을 유도하고 상대팀 선수가 보이지 않게 반칙을 하면 '심판님 저 선수가 뒤에서 밀었어요, 잘 좀 봐주세요.' 등 애교 섞인 말투로 심판에게 어필한다.

 

KCC가 공격을 할때는 '우리가 원하는 건, 우리가 원하는 건, 전주KCC' 음악에 맞춰 선수들을 격려하고 상대팀이 자유투를 얻었을 땐 '우∼ 우∼ 들어가지 마라' 목소리 높인다.

 

이들은 경기당 최소 15곡 정도를 준비해 체리필터의 '오리 날다' , 카라의 '엉덩이춤',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시건방춤' 등 때론 섹시하게 때론 신나게 율동을 선보이며, 관중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는다.

 

맏언니 봉은진씨(28)는 "우리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관객들은 함께 기뻐하고 환호하고 열광한다"며 "가끔 실수해서 동작이 안 맞을때도 있는데 그런 모든 부분까지 예뻐해주시고 함께 응원해 주시는 관객들이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좋지않은 관객들로 인해 당황스러울때가 많다고 한다.

 

"관객석에 올라가 일일이 풍선을 나눠주는데 손을 잡아 끌거나, 팔짱을 끼는 등 무리한 스킨십을 시도하는 팬들도 있어요. 또, 치마 밑을 훔쳐보고 일부러 아래쪽에서 사진 찍는 분들도 계셔요. 그럴때마다 속상하고, 기분이 나빠요."

 

이두영 치어리더 팀장(32)은 "경기장을 찾는 농구팬이나, 치어리더들의 똑같은 바람은 KCC의 승리 일 것이다"며 "단순히 외모만 예쁘고 몸매가 좋은 사람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전주KCC를 응원하는 서포터즈이자, 함께 어울리는 치어리더로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 코트 밖 치어리더들의 삶

 

"응원하고 공연을 마치고 나면 배가 너무 고파요. 그래서 저희는 경기가 끝난 후 고기 또는 회를 먹는데 밥 2∼3공기는 기본으로 먹어요. 아가씨들이 '뭘 이렇게 많이 먹어' 라며 주위에서 놀랄만큼 많이 먹어요."

 

경기장에서의 화려한 모습과는 달리, 이들의 일은 상상 이상으로 고되고 힘들다.

 

짧은 공연을 위해 매일 8시간 이상씩 연습해야 하고, 많은 경기가 주말에 잡혀있어 집안행사(결혼식·돌잔치 등)에 참여한지는 까마득하다. 게다가 모처럼 하루 쉬는 날이면, 그동안 부족했던 잠을 자기 위해 친구들과 만나지도 못한다.

 

오지연씨(20)는 "평소 연습은 오전 11시쯤부터 시작해서 오후 10시쯤 끝난다. 연습하고 나면 녹초가 돼서 친구들을 만나는 것은 고사하고 아무일도 할 수가 없다. 전화로만 서로 안부를 묻는다"며 "쉬는 날에 친구들을 만나서 수다도 떨고 싶지만, 몸이 허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들은 더욱 똘똘 뭉치고 친언니, 친동생처럼 서로 의지하며 힘이 된다.

 

"무엇이 힘들고 어려운지 서로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더 가까워지는 것 같아요. 고민이 있는 동생이 있으면 고민상담도 해주고 술도 마시고 싶으면 저희끼리 숙소에서 수다 떨면서 마시기도 하고 이젠 정말 한 팀이 아닌 한가족 같아요."

 

고되고 힘들지만, 하고 싶은 일이기에 경기장 안에 들어서면 행복하다는 이들은 "전주KCC가 있는 한 우리들도 팬들과 함께 할 것이다"며 환하게 미소지었다.

 

신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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