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문제, 사회구성원이 해결해야 할 과제"
"비정규직 문제는 노동문제를 넘어선 사회적 문제입니다. 당사자의 문제로만 국한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사회구성원이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인 것입니다."
16일 전북대 진수당 5층, 책장 속에 책은 즐비하고 책상 위에 어수선하게 놓인 책들은 여느 교수 연구실과 다를 바 없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지난 13일 창립대회를 열고 출범한 전주비정규노동네트워크의 대표 정태석 교수(45·전북대 사회교육학부)는 책 더미 속에 앉아 있었다. 40대 중반이라고 보기에는 다소 동안인 정 교수는 '교수 신분으로 민감한 사안을 다루는 사회단체의 대표를 맡은 게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자연스럽게 답했다.
"저도 교수노조의 일원으로 노조원이기도 합니다. 비정규직은 당장에 사라질 가능성이 없고 오히려 늘어날 가능성이 큰데, 문제는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임금이나 노동조건에서의 차별 뿐 아니라 인격적 차별까지 받는 비정상적 구조를 만들어 간다는 겁니다. 이런 현실이 방치되면 사회는 건강하지 못한 상태가 지속되는 겁니다."
정 교수는 비정규직 문제는 인간을 이윤축적의 도구로 전락시키는 비인간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윤 획득의 위기에 몰린 기업들이 "쉽게 쓰고 버릴 수 있는" 비정규직을 양산해 기업 운영의 안전판을 만들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비정규직 노동자와 그 가족의 생계, 사회의 안정성은 줄어든다는 것이다.
"기업 운영 측면에서 보면 비정규직이 필요한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규직을 고용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춘 대기업들도 비용을 줄이겠다는 생각에 외주 등 비정규직을 선호한다는 점입니다. 아직 우리 사회는 실업보험과 재취업을 위한 지원 등 사회적 여건이 충분치 못한 상황에서 비정규직이 지속적으로 양산된다는 게 문제입니다."
이같은 측면에서 진보신당 소속의 서윤근 전주시의원이 전주비정규노동센터 건립 조례안을 발의한데 힘입어 시민사회단체 관계자와 일반 시민 등이 뜻을 모아 전주비정규노동네트워크를 만들었다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
정 교수는 "제조업 측면에서만 보자면 전주는 타 시도에 비해 비정규직 수가 많지 않을 수 있지만 산업의 65%가량을 차지하는 서비스업의 비정규직을 감안하면 비정규직 문제는 모든 도시가 동일하게 안고 있는 해결 과제다"며 "비정규직의 권리와 인권을 찾기를 시민들과 함께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전주비정규노동네트워크는 전주시의 비정규 노동자의 정확한 실태 파악을 진행하는 한편 상담과 교육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도내 다른 시.군의 비정규노동네트워크 설립을 돕는 한편, 울산과 수도권 등의 비정규노동네트워크와 연계해 정책 제안을 하고 기업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촉구해 나갈 방침이다.
정 교수는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차 없어 우선은 실태 파악에 나서겠지만 중요한 것은 비정규직이 어떤 직종에서, 어떤 여건에서 생활하는 지 알아가는 것이다"며 "시민들에게 비정규직이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임을 알려 나가고 시민의 힘을 모아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 등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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