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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경제 이끄는 신산업] ①녹생성장 핵심 '탄소'

강철보다 10배 강한 첨단소재 3600억불 시장 열린다

<< 최근들어 '탄소'라는 단어가 쏟아져 나오면서 일반인들이 다소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산업화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줄이자는 온실가스 감축운동이 벌어지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저탄소 녹색성장의 핵심인 탄소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운동에서 거론된 '탄소'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는 이산화탄소이고, 다른 하나는 미래 소재로 꼽히는 소재로서의 '탄소'이다.

 

'탄소'를 재료로 하는 제품은 일상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숯이나 먹 및 벼루, 흑연, 자동차 타이어등.

 

그러나 탄소소재는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간다. 섭씨 1000도 이상의 열처리를 통해 새로운 특성을 지닌 소재를 만드는 것으로, 흑연과 탄소섬유, 활성탄소, 탄소나노튜브, 인조 다이아몬드 등이 있다.

 

이중 도내에서 집중 육성하고 있는 게 '탄소섬유'와 이를 활용한 '탄소섬유 복합소재'이다.

 

탄소섬유는 '누에'에서 실을 뽑아 내듯 검게 탄 '숯'에서 섬유를 뽑아낸다. 원유에서 생산되는 아크릴 등을 원재료를 섭씨 3000도로 열처리(탄화·흑연화)해서 섬유를 뽑아내는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생산된 탄소섬유는 강철 보다 1/5정도 가볍고, 강도는 10배나 강하다. 탄소섬유 한 가닥은 소형차(800㎏) 한 대 정도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강도를 갖고 있다.

 

금속과 비철금속, 플라스틱 등의 장점을 모두 갖추고 있어 우주선과 항공기, 조선, 자동차, IT, 로봇, 차세대 전지 및 레포츠 등 전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로인해 20세기가 '실리콘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탄소섬유를 중심으로 한 '탄소소재의 시대'로 불리고 있다. >>

 

◆ 전주탄소기술원·금호석유화학, 日 독점시장 공략…공급가격 인하 과제

 

탄소소재 산업에서의 핵심은 공정이다. 핵심공정은 흑연화(3000℃)공정으로, 이 공정에서 탄소소재의 다양한 역학적 특성이 결정된다.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이 공정은 선진국들의 이전기피 기술로, 진입장벽이 매우 높다. 이에따라 세계적으로 이 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과 일본 등 몇몇 국가에 불과하다.

 

국내에서는 지난 1980년대 섬유업계 대기업인 태광그룹이 개발에 성공했다. 그러나 국내 기술 보다 한단계 앞서 있던 일본의 공략과 1997년 IMF위기 등으로 인해 중도에 포기했다. 이후 국내에서 탄소섬유 생산은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그런 가운데 지난 2003년께 (재)전주기계탄소기술원이 뛰어들었다. 꺼져가던 국내 탄소산업의 불씨를 전주기계탄소기술원이 되살린 것으로, 현재 국내 탄소섬유 생산은 전주가 유일하다.

 

이와 때를 맞춰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던 세계 탄소소재 시장도 급격하게 팽창했다.

 

2000년 이전까지 우주항공과 국방, 원자력 등 특수산업에만 적용됐으나, 이후 제품의 고급화와 유가인상에 따른 경량화 열풍이 불면서 2005년부터 성장곡선이 수직 상승했다. 2∼3년 단위로 기존 시장규모가 하나씩 생길 정도이다.

 

현재는 항공기와 풍력 발전기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항공기의 경우, 항공기 제작사들이 항공기 경량화를 위해 기존 알루미늄 부품재료를 탄소섬유 복합재료로 대체하면서 수요가 급증했다. 보잉사의 보잉 787기의 50%가 탄소섬유 강화 복합재료로 만들어질 정도이다.

 

특히 초대형 여객기에서의 탄소섬유 강화 복합재의 사용은 훨씬 많아 초대형 항공기의 양산이 본격 진행될 경우, 막대한 양의 탄소섬유 복합재료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풍력발전기 수요 급증도 탄소소재 시장 확대에 일조했다.

 

풍력발전기의 날개는 보통 10∼15m이며, 5MW급 대형 발전기는 날개는 120m가 넘는다. 따라서 무거운 강철을 쓰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질기면서도 부러지지 않은 탄소섬유로만 사용할 수 밖에 없다. 세계풍력 시장은 2012년에는 1120억불에 달하는 등 연 20%의 높은 성장률이 전망되고 있다.

 

다음을 기다리는 수요처는 자동차이다.

 

현재 자동차에서는 고급 차종에서 한해 일부 부품에 탄소 섬유가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들어 유가인상 등의 문제가 제기되면서 세계 메이저 자동차 업체들은 자동차 감량목표를 발표하는 등 경량화에 사활을 걸면서 탄소섬유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의 도요타는 5년 이내에 450㎏, 현대자동차는 750㎏를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자동차 경량화에는 자동차 차체 등에 탄소섬유 활용을 전제로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추세라면 향후 10년 정도면 지구상에서 움직이는 8억대 가량의 차량이 강철이 아닌 탄소섬유로 대체로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탄소섬유의 일반화에는 공급가격 인하가 선결과제로 남겨졌다.

 

한때 탄소섬유 kg당 가격은 40달러에 달했다. 최근에는 ㎏당 20달러까지 하락했지만, 아직 자동차에 적용되기는 비싼 편이다. ㎏당 10달러 이하, 즉 7000∼8000원 정도가 돼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로인해 탄소섬유 생산업계에서는 공급단가 인하에 주력하고 있다.

 

공급단가 하락으로 탄소섬유가 자동차에 도입되면 전 세계 수요량은 현재 생산량(연 4만톤)의 20배 정도가 증가된 60만∼70만톤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재 세계 탄소소재 원료시장은 2008년 기준 185억불(24조원)이며, 2015년에는 280억불(36조원), 그리고 2025년에는 618억불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탄소소재를 응용한 분야는 2015년에는 3640억불(473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후에는 토목·건축 분야를 비롯해 전 산업 분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미국은 노후화로 개보수가 필요한 전체 교량의 40%(12만5000개)를, 일본은 고베 대지진 이후 콘크리트 구조물의 보수보강에 탄소소재 복합재료를 적용하는 것을 본격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현재 전세계 시장의 60% 이상을 일본 도레이를 비롯한 일본 3개사가 독점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연간 소비량이 2000톤으로, 세계 주요 소비국(세계 6위) 가운데 하나이지만 생산기술이 없어 아크릴(탄소섬유 원료)을 일본에 수출하고 탄소섬유를 역수입하고 있다.

 

이같은 구조를 대체하기 위해 나선 업체가 전주에 입주한 효성이다. 올해부터 본격 탄소섬유를 생산할 효성은 후발주자로서 틈새시장인 저가 탄소섬유 시장을 주 공략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와함께 탄소소재의 2세대인 탄소섬유에 이어 제4세대로 불리는 '나노 카본(탄소)'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나노 카본은 탄소 특유의 응집력을 이용한 '나노튜브'와 'C60(풀러린)' 등이 대표적으로, 현재보다 1만배 이상 집적도가 높은 테라급 칩을 만들 수 있는 소재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전북도·전주시와 투자협약을 체결한 금호석유화학이 올해부터 탄소나노튜브 및 복합재 개발·생산에 본격 나서게 된다.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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