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부부 '원인미상' 청각장애 딸 보상 못 받아…보험사측 "약관에 정해져 있어"
지난해 2월 딸을 낳은 임형택씨(37)부부는 출산 얼마 뒤 가슴이 무너지는 소식을 들었다. 아이가 청각에 이상이 있는 것 같아 종합병원 등에서 정밀검사를 한 결과 청각장애 2급 판정을 받은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수술을 받고 5년간 재활훈련을 하면 정상아에 가깝게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이었고, 또 한 보험회사에 월납 4만원의 태아보험을 들어두었기에 당장의 앞가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태아보험은 부부의 애타는 심정과 한줄기 희망과는 상당히 달랐다.
부부는 진단서 등 필요한 서류를 갖춰 보험사에 보상신청을 했지만 보험사는 "약관에 따르면 선천성 이상에 대해서는 보상하지 않도록 돼 있는데 아이 상태가 선천성 이상으로도 볼 수 있다"는 답변을 돌려보냈다.
임씨는 보험사가 정한 손해사정사와 보상을 둘러싼 다툼을 벌이다 금융감독원과 한국소비자원 등에 민원을 제기하려 했고, 보험사는 민사조정 신청을 해 임씨 부부는 현재 딸에 대한 걱정과 법정다툼 등 2중고를 겪고 있다.
임씨는 "보험사측은 약관에 선천성 이상은 보상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다고 하는데 8쪽에 달하는 상품안내서나 홈페이지 자료 등에는 이에 대한 내용이 전혀 없다"며 "보험사가 상품을 팔기 위해 소비자를 우롱하고 자녀 문제로 큰 근심을 겪는 부모들에게 또 한번의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특히 보험사측이 주장하는 '선천성 이상'에 대한 진단도 문제가 많다는 주장이다. 임씨는 딸의 청각이상에 대해 종합병원 2곳에서 '원인미상'이라는 진단을 받았지만 보험사 측은 임씨가 제출한 서류를 근거만으로 다른 종합병원에서 '선천성 이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는 것이다.
임씨는 "태아보험이라는 것은 자녀의 건강을 생각해서 가입하는 것인데 오히려 부모의 마음만 더 아프게 하고 있다"며 "이 문제를 알아보다보니 우리 부부 말고도 많은 부모가 같은 문제로 수년간 법리 다툼 등을 벌이고 있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임씨는 보험사에서 상품 설명서 등을 만들 때 선천성 이상 부분에 대한 설명을 명확히 하고 금융감독원 등에서 '원인미상'등의 경우 보상 범위 등에 대한 정책을 마련해야 이후에도 같은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부부들이 없을 것이라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보험사 측은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약관에 정해져 있고 병원 진단이 선천성 이상으로 나와 보상할 길이 없기에 조금이라도 보상받을 기회를 만들어 주기 위해 민사조정을 신청했다"며 "장애 진단 단계별 보상정책 마련은 합리적으로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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