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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전 600돌 맞아 '태조 어진 구본 발굴' 여론

조선시대 어진의 세초와 매안 전 과정 확인가능

전북 전주시에 있는 경기전의 창건 600돌을 맞아 이곳에 봉안된 태조 어진의 구본을 발굴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지금껏 밝혀지지 않은 조선시대 어진의 세초(어진을 만들고서 낡은 어진을 없애는 일) 과정을 확인하고 세초와 관련된 각종 유물도 발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지적이다.

 

29일 전북지역 학계와 전주시 등에 따르면 서울대 규장각에 소장된 '어진이모도감의궤(御眞移模都監儀軌)'에 '태조 어진의 구본을 경기전에 묻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 책은 '고종 9년(1872년)에 태조 어진을 이모(남의 글씨나 그림을 본떠 쓰거나 그리는 것)한 뒤 낡고 오래된 어진을 백자 항아리에 담아 경기전 북편에 묻었다'며 구본의 세초 과정과 매안(埋安) 장소 등을 비교적 자세히 소개하고 있어 발굴작업이 어렵지 않다는 것이 학계의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발굴하면 조선시대 어진의 세초와 매안의 전체 과정을 처음으로 밝힐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 각별한 의미를 두고 있다.

 

어진의 세초와 매안에 대한 기록 자체는 더러 있지만, 실제 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유물이 발굴된 예는 현재까지 없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먼저 백자 항아리와 그 안에 있는 태조 어진의 구본, 백자 항아리를 보호하는 석함 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세초와 매안을 하며 지낸 각종 의례에서 사용한 유물이나 관련 기록물 등이 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전주시가 3년 전에 발굴을 시도하며 관심을 산 적이 있어 더 이상 발굴을 미루다가는 자칫 도굴꾼의 표적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우석대학교 사회교육학과 조법종 교수는 "어진을 어떻게 교체해 처리했고, 교체된 구본을 어떻게 보존했는지 등 세초와 매안에 대한 전체 과정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발굴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특히 올해는 경기전 창건 600주년인 만큼 이에 맞춰 발굴한다면 의미가 더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주역사박물관 이동희 관장도 "구본을 담은 항아리나 석함 등은 지금껏 실체가 확인되지 않은 만큼 그 자체로 대단한 역사적 가치가 있는 유물들"이라면서 "도굴 우려도 없지 않은 만큼 발굴작업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주시 고언기 전통문화국장은 "학계와 전문가의 의견은 충분히 일리가 있어 보인다"면서 "문화재청과 협의해 될 수 있으면 올해 안에 발굴 절차를 밟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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