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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해피하우스, 행복한 주거문화 창출 거점으로 - 송기항

송기항(전주시 건설교통국장)

 

 

단독주택을 위한 아파트형 관리사무소 '해피하우스 센터'가 지난 2일 덕진구 인후2동주민자치센터에서 문을 열었다. 센터 개소 첫 날 첫 손님은 손자 셋과 단독주택에 생활하고 있는 80대 할머니였다. 늘 말썽이었던 싱크대의 낡은 배수관과 수도꼭지를 바꿔 달아드렸더니 금방 소녀처럼 환하게 미소를 지으셨다. 이 집에서 오래토록 손자들과 재밌게 살고 싶다는 할머니의 표정이, 여기저기 낡았지만 따뜻한 정이 넘치는 할머니의 집과 꼭 닮아 보였다.

 

이번에 개소한 해피하우스 센터는 대부분 노년층이 주 거주자인 낡고 오래된 단독주택의 관리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주택 개보수나 에너지 관리 등을 지원해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주거문화를 개선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사업의 취지가 뜻 깊은 만큼 벌써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이 뜨겁고 요청도 쏟아지고 있다.

 

소득 양극화로 촉발된 주거문화의 양극화를 이번 사업을 통해 조금이나마 해소해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전주 해피하우스가 성공모델이 돼 전국에 확대 건립될 수 있도록 시행착오 없이 원활히 추진되길 바란다는 당부의 목소리도 이어진다.

 

전국 최초로 시행하는 사업을 맡은 전주시는 무거운 책임감 못지않게 일에 대한 의욕이 넘쳐 있다. 함께 센터에 입주한 한국토지주택(LH)공사, 에너지관리공단 직원들도 비슷한 심정일 게다. 서로 소속한 기관이 다른 센터 직원들이지만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는 자세로 성공적인 사업을 위해 의기투합해 나갈 것이다.

 

해피하우스 센터 운영을 통해 이루고 싶은 개인적인 꿈도 한 가지가 있다. 요즘 들어 재개발·재건축이라는 명목으로 사라지고 있는 옛날 주택들이나 주거 문화를 조금이나마 지켜내고 후손들에게 남겨주고 싶은 마음이 그것이다. 현재 이후죽순격으로 들어선 아파트에 비해 편익시설이 부족하고 주거 유형에 뒤떨어진다고 해서 모두 부숴버리고 새롭게 건축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며 꼭 아름다운 것도 아니다.

 

그만큼 해피하우스 센터를 통해 세월의 더께가 내려앉은 집들을 잘 관리해 현재 거주하는 시민들의 삶을 최대한 쾌적하고 안락하게 해드리고 싶다. 또 우리 후손들에게는 1970~80년대의 건축 문화를 제대로 보여주고 전달하는 역할도 해낼 수 있길 바라는 욕심도 생긴다.

 

관광객 300만 시대를 맞이 한 전주한옥마을도 한 때는 거센 개발 목소리에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속적인 보존과 관리를 통해 생활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온고이지신의 정신으로 새로운 관광명소로 거듭나 그 위상을 굳건히 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요즘 전국 자치단체들은 서로 앞다퉈 한옥을 새로 짓는 열풍에 빠지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전주의 순 우리말은 '온고을'이다. 모든 것이 온전하고 잘 어우러지는 고장이라는 뜻이다. 전주의 해피하우스 센터는 이 같은 전주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밑거름이 되고 주거문화의 불균형 해소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소임을 다할 것이다. 또 과거와 현대 주거문화의 조화를 이루면서 이웃이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문화를 다시 활짝 꽃 피울 수 있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각오를 되새기고 있다. 어쩌면 그래서 전국에서 가장 먼저 전주에 '해피하우스 센터'가 들어섰는지도 모른다.

 

/송기항(전주시 건설교통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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