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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의 성공기업인] (21)유경종 한국고려홍삼조합(주) 대표

고품질 홍삼 해외시장 공략…좋은 땅 진안에 정착…53종 대만·홍콩 등에 작년 100만불 수출탑

진안군 진안읍 한국고려홍삼조합㈜에서 유경종 대표(64)가 홍콩에 수출하기 위해 국내산 최고급 천십지 홍삼을 선별하고 있다. (desk@jjan.kr)

지난달 29일 진안군 진안읍 한국고려홍삼조합㈜을 찾았을 때 유경종 대표(64)는 수출용 인삼을 작업대에 쌓아놓고 하나하나 선별하고 있었다. 한국고려홍삼조합㈜은 지난해 수출 112만 달러를 기록해 100만 달러 수출탑을 받았다. 이는 지난해 도내 인삼 수출 240만 달러 중 반절 가량을 차지한 셈이다. 인삼계의 원로를 자처한 유 대표는 홍삼의 가치를 높이고 농민의 고소득을 위해 농사와 유통을 병행하는 인력를 기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 삼 심을 땅 찾아 진안으로

 

유 대표의 고향은 김포다. 김포도 인삼이 유명해 유 대표는 어릴 적부터 주위에 인삼 농사를 짓는 이웃을 보며 자랐다. 농업을 전공한 뒤 농협에 입사해 인삼 수출 관련 업무을 맡으면서 인삼 전문가가 되었다.

 

그는 "12개 인삼농협 중 6개 인삼 농협에서 전문이사를 지냈고, 조금씩 삼 농사를 짓다 은퇴 뒤 지난 1999년 본격적으로 경기도 연천에서 인삼농사를 시작했다"면서 "인삼은 한 번 지으면 땅심이 쇠해 다른 땅을 찾아야 하는데 여러 곳을 물색하던 중 토지가 충분하고 인삼의 고장으로 알려진 진안에 터를 잡았다"고 들려주었다.

 

유 대표는 현재 진안 3만3000㎡, 경기도 일대 6만6000㎡ 가량 인삼 농사를 짓고 있다.

 

인삼은 심을 예정지를 고르게 손 보고 1년 동안 묘삼을 기른 뒤 2년 차에 이식, 6년근을 만든다. 홍삼은 밭에서 캔 수삼을 쪄서 건조시켜 만든다. 유 대표가 취급하는 상품은 홍삼 상태에서 1년 이상 숙성시켜 모두 9년의 세월을 견딘 인삼이다.

 

그는 "30년 이상 인삼과 함께 나이를 먹다보니 거래처의 특징과 원하는 품질을 파악, 그에 맞춰 숙성한 홍삼을 수출한다"고 말했다.

 

▲ 일정하지 않은 품질은 퇴짜

 

유 대표 현재 53종류의 인삼을 대만·홍콩에 수출한다. 지난 1992년 중국과 수교 직후 방문했을 때 중국 시장의 가능성을 보았다. 그는 "앞으로 한·중 FTA가 성사되면 우리 농산물 중 경쟁력 있는 제품은 홍삼"이라고 강조하며, "보통은 수확 당해 연도 제품을 수출하지만 향이 덜나고 삼이 싱겁다. 하지만 1년 이상 숙성한 홍삼은 맛과 향이 깊고 색이 고르고 진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홍콩 거래처의 주문 물량 500㎏ 중 1/3 가량을 숙성하지 않은 6년근 홍삼으로 보낸 적이 있었다. 납기일에 맞춰 숙성한 홍삼을 구하지 못한 것. 이내 거래처로부터 "맛이 다르다. 품질이 고르지 않다"는 항의를 받았다. 문제가 된 제품을 교체했다. 그 뒤로 숙성된 홍삼만을 더욱 고집하게 됐다.

 

유 대표는 일정한 품질의 홍삼을 확보하는 것과 더불어 자금난도 어려움으로 꼽았다. '인삼=돈'이라는 인식으로 현금 거래인 만큼 가용 자금력이 관건이다.

 

그는 "봉급생활자일 때는 몰랐는데 운영하다보니 자금 압박이 심하다"면서 "유관기관으로부터 빚을 내서 팔고 다시 갚고 하면서 취급 물량의 규모를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6년근과 4년근 논쟁에 대해서는 "국내 인삼 생산량의 35% 가량이 6년근인데 제대로 자라지 못하면 4년근만도 못하다. 성분은 비슷할지라도 맛과 향에서 뚜렷한 차이가 있다"며 "고려 홍삼은 6년근이 대표적이다. 4년근은 쓴맛이 강하지만 6년근은 약간 달짝지근하면서 신맛이 곁들여진 맛으로 국제 인삼 시장의 주 소비자인 화교권에서 가장 선호하는 맛이다"고 설명했다.

 

▲ 진안, 인삼 생산·유통 중심지로

 

유 대표의 소망은 생산과 유통을 겸비한 후계자를 기르는 일이다. 인삼 농사를 희망하는 젊은층에게 자신이 지닌 비법을 전수해 진안을 인삼의 생산·유통 중심지로 키우고 싶다는 것.

 

그는 "진안은 국내 최대 생산지이지만 유통은 주로 금산에서 이뤄진다. 유통량을 늘리거나 가공·수출이 발전하면 중심지 역할이 가능하다"면서 "현재 국내에는 재배와 유통이 따로 굴러가는데 농민이 생산하고 유통해야 농민에게 고소득이 돌아간다. 뛰어난 재배기술을 지니고 유통까지 직접하는 농민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올해 수출 목표는 200만 달러이다. 홍콩을 거쳐 중국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이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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