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보며 하교할 때 뿌듯해요"…이른 아침부터 새벽까지 시험공부 삼매경
폭염속 고 3교실은 숨막히는 듯하고, 교실 문앞에 걸린 달력은 묘한 긴장감을 풍긴다. 10일이면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D-100일. 전주고 3학년 8반 교실에는 여름방학이 없다. 짧은 3~4일의 휴식만이 있을 뿐이다. 학생들은 저마다 교복과 체육복 등 자유로운 복장을 하고 있지만, 눈빛만은 똑같다. 준비한 만큼 거둘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두 한 가지다.
아직은 웃음기 가득한 얼굴을 한 조호익군은 '수능이 100일 앞으로 다가오는데 떨리지 않느냐'고 묻자 "지금은 그런 생각 안하고 열심히 준비해야죠"라며 "수험생에게 날짜는 물어보는 게 아니에요."라고 짧게 덧붙인다.
모든 학생이 마찬가지다.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마음이 심하게 떨리고 있다.
수험생들의 일상은 대동소이하다. 대체로 오전 6시에 일어나 학교에 와서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을 받는다. 오후 4시께면 각자의 상황에 따라 일정이 바뀐다. 부족한 과목을 보충하기 위해 학원에 가거나 과외를 받는 학생들이 있고, 학교에 남아 자율학습을 더 하는 이들도 있다. 학교에 남은 학생들 역시 오후 6~7시를 기해 또 패가 나뉜다. 밤10시까지 자습을 하다가 집으로 가는 학생들과 저녁식사를 마친 뒤 학원 또는 독서실로 향하는 이들. 하지만 취침시간은 엇비슷하다. 대체로 새벽 1시를 넘겨서야 내일을 기약하며 졸린 눈을 붙인다. 물론 잠자기 전에는 습관처럼 '인강'(인터넷 강의)을 듣거나 자습을 한다.
학교에서 밤 10시까지 공부를 하고 집에 간다는 이양우군은 "별 보면서 하교할 때면 뿌듯해요. 고생한만큼 보람이 있을테니까요"라고 말한다.
고3이라는 사실은 자신들도 힘들게 하지만 가족과 곁에 있는 이들에 대한 미안함도 키운다.
"저 때문에 아버지는 휴가를 포기했어요. 고맙기는 한데 사실은 아버지가 저를 감시하기 위한 거죠.", "방학인데도 밤 늦게까지 계시는 선생님들 보면 항상 미안하죠. 도와주시고 기대한만큼 성과를 거둬야 할 텐데요."
윤상민군은 "진작에 신학대에 가기로 마음을 굳혀서인지 마음은 편하다"며 "여름이라 체력도 부족하고 집중도 잘 안되기는 하지만 부모님의 배려와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남은 기간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상훈 교사는 "자신의 인생항로를 결정하는 중요한 순간에 들어 있다는 것을 수험생들도 아주 잘 안다"며 "지나온 시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지금 이 순간 해 줄 수 있는 것을 최대한 해주되, 수험생을 믿고 마음 편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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