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이 문화재조사 전문기관인 대한문화유산연구센터(원장 이영철)과 함께 10일-11일 박물관 교육관에서 '고대 동북아시아의 수리(水利)와 제사(祭祀)' 학술대회를 연다.
이 자리에서는 2천년 전 마한시대 마을유적인 전남 보성군 조성리 유적에서 확인한 수로시설과 울산 약사동 유적의 통일신라시대 제방유적이 주제로 오른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눈에 띠는 대목은 부엽공법(敷葉工法)이다.
이 공법은 최근 고고학계에서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한 것으로, 이 공법을 응용한 고대 유적이 약속이나 한 듯이 전국 곳곳에서 보고되고 있다.
글자 그대로는 '나뭇잎이나 풀 등을 까는 공사 방법'이라는 의미가 있는 부엽공법은 중국에서 기원해 한반도를 거쳐 일본에 전해진 기술로, 연약한 지반을 다지고자 기초공사를 할 때 나뭇가지와 잎 등을 기초 부분에 넓게 펴서 까는 공법을 말한다.
이번 학술대회가 '오성리(鳥城里)에서 약사동(藥泗洞)까지'라는 점부제를 달고 있다는 점에서 보듯 최근 발굴조사를 통해 드러난 부엽공법의 실체를 조명하는 자리다.
대규모 노동력을 동원해 만든 두 유적은 모두 논농사와 관련된 수리시설이면서 부엽공법을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나아가 고대인들은 이런 시설을 축조하는 과정에서 수리시설의 안전이라든가 마을 공동체의 안녕 등을 기원하는 각종 제사를 지낸 흔적도 대체로 같이 발견된다.
이런 의례는 물가에서 지내는 제사라 해서 수변제사(水邊祭祀)라고 한다. 수리시설과 수변제사의 결합 양상은 고대 한반도 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에서도 엿보인다.
이에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조성리 유적과 약사동 제방유적, 함안 가야리 하천제방 유적 같은 국내 수리 관련 유적 외에도 고대 일본의 대표적인 저수시설인 사야마이케(狹山池) 발굴 성과와 특징을 일본 고고학자가 보고하며, 중국에서도 왕솽후이(王雙懷) 산시(陜西)사범대학 교수가 고대 중국의 수리 관개(灌漑)시설 전반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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