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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교육이 지역을 바꾼다] ⑤전북지역 현황과 과제

수요자 중심 교육 '즐기는 예술' 토대 다져야

완주 가천초등학교 학생들의 연극 발표회. 전교생 22명인 이 학교 아이들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예술강사 지원사업을 통해 연극 수업을 받았다. (desk@jjan.kr)

전교생 22명인 산골 작은 학교, 완주군 경천면 가천초등학교 학생들은 매주 두 차례씩 아주 흥미로운 체험학습 시간을 갖는다. 외부 전문강사가 산골 학교에 찾아와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연극과 애니메이션 수업이다. 방과후 프로그램이 아닌 정규 수업(재량활동)인 만큼, 교사들도 아이들의 체험위주 예술 수업을 참관하고 또 평가한다.

 

이 자그마한 시골 학교의 특성화 된 예술교육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전국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예술강사 지원사업에 3년전 신청서를 내면서 시작됐다.

 

부안 격포초등학교의 국악 수업. 학생들이 예술강사의 지도로 장구 장단에 맞춰 진도 아리랑을 부르고 있다. (desk@jjan.kr)

또 지난 2008년부터 국악분야 예술강사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부안 격포초등학교는 올해 교육 분야를 무용으로 확대, 지난 2일 학습발표회에서 학부모와 주민들에게 그 성과를 선보였다. 이 학교는 기본교과인 음악·체육시간(3~6학년)을 활용, 예술강사가 지도하는 국악·무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 학교에 온 예술강사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전국 초·중·고교에 국악과 무용·연극·영화·애니메이션 등의 분야에서 전문 예술강사를 파견하는 학교 예술교육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체험 위주의 다양한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수동적인 문화의 소비자가 아닌 문화의 창조자로 성장시키자는 취지다.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도내에서도 참여(신청) 학교가 꾸준히 늘고 있다.

 

고창군노인복지회관에서 실시하는 무용교육 프로그램. 할머니들이 전문 강사의 지도로 동작을 배우고 있다. (desk@jjan.kr)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도내에서는 모두 425개 초·중·고교 및 특수학교가 예술강사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전북지역 예술강사 지원사업 참여 학교수는 경기와 서울·경남·경북에 이어 전국에서 5번째에 해당한다. 도내 학교에서 예술교육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도 있지만, 외부 지원을 받아야 할 만큼 교육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대변하는 수치이기도 하다.

 

지원 분야별로는 국악이 가장 많았고 이어 무용과 연극·애니메이션·영화 순으로 나타났다. 또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가 321곳으로 전체의 75.5%를 차지했다.

 

완주 가천초등학교 정기상 교사는 "방과후 프로그램 강사 모시기도 어려운 산골 아이들의 재능 계발과 특기적성 교육을 위해 예술강사 지원사업에 신청했다"면서 "체험 위주의 연극수업을 통해 아이들의 표현력이 두드러지게 향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부안 격포초등학교 김춘길 교무부장은 "초등학교의 경우 교사가 전과목을 담당하기 때문에 예술강사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부분이 있다"면서 "지난 2일 열린 학습발표회에서 소고춤과 벨리댄스 등 예술강사 수업의 성과를 발표, 갈채를 받았다"고 말했다.

 

▲ 지역사회 문화예술교육

 

고창군노인복지회관에서는 고희를 훌쩍 넘긴 할머니들이 매주 한 차례씩 무용과 연극을 배운다. 이 곳 노인복지회관을 찾아오는 강사는 익산과 군산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이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는 지역아동센터와 노인복지관·보육원 등을 대상으로 사회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또 지방자치단체와 협력, 지역의 아동과 청소년·노인·장애인·다문화시설에 전문 강사를 파견하는 사업도 있다. 지역사회 계층간 문화적 불평등을 해소하자는 취지다.

 

도내에서는 올해 고창군노인복지회관과 구세군 군산후생원·군산 노인종합복지관 등 48개 시설에 예술강사가 파견됐다.

 

또 이와는 별도로 소외 아동 및 청소년 방과후 지원사업과 군장병, 그리고 교정시설 재소자들을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도 진행되고 있다. 자치단체 협력 사회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에는 익산시청소년수련관과 무주문화원·임실필봉농악보존회 등 도내 36개 단체가 선정돼 아동과 노인·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사회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교육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업의 연속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요구도 많다.

 

고창군노인복지회관 김태섭 팀장은 "예술강사 지원사업은 연간 운영시수가 정해져 있어서 한정된 시간을 채울 경우 예산문제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없게 된다"면서 "다음해에 같은 프로그램을 다시 신청해도 선정 여부가 불확실, 교육의 연속성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지역 문화예술교육의 과제

 

최근 발표된 국가 문화예술 정책의 중심은 '향유자'다. 문화적 삶의 질 향상과 국가 문화역량 강화를 취지로 지난 2005년말 제정된 '문화예술교육지원법'이 그 토대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7월 '창의성과 인성 함양을 위한 초·중등 예술교육 활성화 기본방안'을 발표했다. 예술 분야를 특화해서 가르치는 예술교육선도학교를 2012년까지 1000곳에 지정하고, 국어 등 일반 교과에서도 예술수업 기법을 활용하겠다는 게 골자다. 학교 예술교육이 많이 달라질 전망이다.

 

이에따라 일선 학교와 지역사회에서는 소수 전문가 양성 위주의 예능교육이 아닌, 감수성과 심미안을 계발하고 문화 향유능력을 길러주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특히 그동안 문화예술 정책과 지원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던 지방도시의 경우 문화기반시설을 거점으로 전문가와 학교가 함께 만들어낼 수 있는 문화예술교육 인프라가 취약, 정책적 배려가 요구되고 있다.

 

이선철 숙명여대 겸임교수(감자꽃스튜디오 대표)는 "과거 문화예술 정책이 서울과 대도시 중심으로 이뤄지다 보니 지방과 농어촌은 그 인프라가 열악할 수밖에 없다"면서 "최근 문화의 산업화 추세로 시장 형성이 미약한 지역은 민간영역에서의 문화활동 대상에서도 더욱 소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지방에서는 차별화 된 문화예술교육 전략과 실천 방안을 마련, 지역사회 유기적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특히 농촌의 경우 폐교 등 유휴 공간자원을 효과적으로 개발하고, 학교와 지역사회가 연계해서 문화예술교육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특성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공동으로 기획·취재했습니다.

 

김종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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