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류현경 "좋은 영화에 출연한 걸로 족해요"

"평생 영화를 꿈꾸며, 그리고 영화를 하면서 살 수 있으면 좋겠어요. 배우로서 늙고 싶어요."

 

배우 류현경은 올해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방자전' '시라노;연애조작단' '쩨쩨한 로맨스'가 연타석 홈런을 날리면서다.

 

현재까지 세 작품의 누적관객 수는 600만명을 훌쩍 넘겼다. 평균 200만 이상을 동원하는 배우가 된 셈이다.

 

'조연'이라는 점이 조금은 아쉽다. 그래서 주연배우가 부럽지 않으냐고 물으니 간단 명료한 답이 돌아왔다.

 

"좋은 영화의 일부분이라도 될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해요."

 

지난 7일 강남의 한 카페에서 가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류현경은 올해 고전과 현대물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연기했다. 순진하지만 사랑의 상처를 입고 돌변하는 향단(방자전)부터 얌전하고 평범한 커피전문점 아르바이트생(시라노 연애조작단), 자유분방한 잡지사 여기자(쩨쩨한 로맨스)까지 다양한 변신을 시도했다.

 

"대중들은 잘 모르시는 것 같아요. '쩨쩨' 시사회를 하는데 '저 친구가 방자전에 나왔던 애야'라고 관객분들이 말씀하시더라고요. 아직은 부족한 것 같아요. 영화계 사람들끼리만 류현경이 이렇다저렇다 말씀하시지 일반인들은 아직 잘 모르시는 듯해요."

 

올해에 갑자기 뜬 별처럼 보이지만, 사실 류현경은 오랜 시간 동안 연기를 갈고 닦은 잔뼈 굵은 연기자다.

 

13살 때 SBS 단막극 '곰탕'에 출연하면서 연기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동해물과 백두산이'(2003), '물 좀 주소'(2007) 같은 영화나 드라마 '일단 뛰어'(2006) 등에서 주인공 역을 맡았다.

 

주ㆍ조연으로 출연한 영화와 드라마만 30편에 육박한다. 연기경력도 15년에 이른다. 이만하면 중견급 배우라 해도 손색없는 경력이다.

 

연기만 했던 건 아니다. 한양대 연극영화과에서 연출을 전공한 그는 졸업 작품으로 '날강도'를 찍었고, 300만원의 제작비가 든 이 단편 영화는 올해 충무로국제영화제,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호평을 받았다.

 

'날강도'는 타이밍이 자꾸 어긋나는 대학생 남녀의 이야기다. 드라마 구조가 탄탄하고, 영화 후반부는 인생의 씁쓸함과 헛헛함을 안겨주기까지 한다. 걸작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재기가 엿보이는 꽤 근사한 단편이다.

 

"연출은 중학교 3학년 때 시작했어요. 첫 작품이 EBS 프로그램에 소개되기도 했었죠. 심영섭 평론가님이 단점도 지적해 주셨지만 잘 만들었다고 칭찬도 해주셨던 것 같아요. '날강도'는 졸업작품인데 시나리오는 금방 썼어요. 제가 청춘물을 못해봐서 청춘영화를 찍고 싶었죠."(웃음)

 

그는 일간지와 영화전문지에 칼럼을 쓰기도 한 재주꾼이다. 항간에는 미술ㆍ글쓰기ㆍ연출ㆍ연기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는 배우 구혜선과 그를 비교하기도 한다. 류현경은 자신과 구혜선은 전혀 다르다고 했다.

 

"사실 그러한 비교 때문에 조금은 움츠러드는 게 사실이에요. 사실 스타일부터 전혀 다른데요.(웃음) 지금은 연출보다는 연기에 전념하고 싶어요. 아직은 카메라를 들 시기가 아닌 것 같아요. 좀 더 인생을 보는 시각이 깊어지고, 삶 전체를 아우를 수 있을 때, 다시 카메라를 잡을 수는 있겠죠."

 

그의 한 마디 한 마디에서 영화에 대한 열정이 묻어났다. 생각도 깊어 보였다. 영화와 연기에 대한 이러한 열정 때문일까. 그는 '방자전'에서 데뷔 후 가장 큰 모험을 했다. 순도 높은 베드신을 찍은 것이다. 여배우로서는 쉽지 않을 법한데, 그는 "부담감이 전혀 없었다"고 했다.

 

"저는 고민이 들면 아예 연기를 못 하는 스타일이에요. 베드신에 대해서는 전혀 고민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초반과 후반 성격이 달라지는 향단을 어떻게 표현할까에 더욱 집중했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좋은 시나리오가 있으면 망설임 없이 베드신을 찍을 거예요. 노출연기나 밥 먹는 연기나 연기는 똑같은 거 아닌가요?"

 

엄정화, 유해진 등과 찍는 옴니버스 영화 '마마'의 촬영과 '쩨쩨한 로맨스'의 홍보활동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류현경. 마지막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고 물었다.

 

"제가 궁극적으로 되고 싶은 건 잘 쓰일 수 있는 배우예요. 스타나 주인공이 되고 싶은 욕심은 별로 없어요. CF에 대한 욕심도 없고요. '노출 신(Scene) 찍는다고 주인공 못하는 거 아닐까?'라는 걱정이 있었다면 노출 장면을 찍지도 못했겠죠. 영화를 만드는 분들께 누를 끼치지 않고 배우 생활을 했으면 좋겠어요."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선거“50조 투자유치·대기업 15개”…김관영, ‘전북 성공신화’ 1호 공약 제시

군산OCI(주) 군산공장, 치매 환자 위한 ‘사랑의 배회감지기' 전달

무주무주군수 선거, 이해연 예비후보 전격 사퇴… 황인홍 3선 굳히나

지역일반“공군이 꿈입니다”… 남원 학생이 전한 광주 하늘의 감동

부안김종규 “사퇴는 꿈에도 없다”…단일화 결렬 책임 김성수 측에 돌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