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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왕도의 중심 익산] ⑨전문가에게 들어본다

"백제역사유적지구 유산등재 정부가 나서야"

(왼쪽부터)최완규 위원장, 손상락 안동시청 담당자, 신희권 문화재청 학예연구관, 김승대 전북도 문화재전문위원, 나종우 원광대 교수 (desk@jjan.kr)

'백제역사유적지구(가칭)'가 시험대 위에 놓였다. 익산역사유적지구와 공주·부여역사유적지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전국 최초로 전북도와 충남도가 연대해 통합 추진체를 마련해야 한다. 성공이냐 실패냐 기로에 놓인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남은 시간은 2~3년. 전북도와 충남도는 통합사무국과 준비위원회를 꾸리고, 논의를 진척시키기로 했다. 본보는 '백제 왕도의 중심, 익산'을 통해 익산역사유적지구가 나가야 할 방향을 짚어봤다. 익산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회 최완규 위원장, 손상락 안동시청 문화예술과 담당자, 신희권 문화재청 학예연구사, 김승대 전북도청 문화재전문위원, 나종우 원광대 교수 등에게 들어봤다. 전문가들은 백제 문화권 조명을 촉구하는 논리 개발, 익산 국립박물관 승격 등을 제시했다.

 

▲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준비가 터덕이는 이유는.

 

-최완규 위원장= 공주·부여역사지구가 백제의 중심도로였다면, 익산역사유적지구는 백제의 새로운 중심도로다. 익산 미륵사지 석탑의 사리장엄 발굴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까지 익산은 변방의 백제문화권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되면, 익산이 고대 백제 왕도였다는 사실은 누구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이를 위해 두 지자체간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일단 통합사무국 출범을 위한 준비위원회가 꾸려진 상태다.

 

-손상락 안동시청 담당자 = 문화재청은 안동 하회마을과 경주 양동마을을 세계유산에 등재시키기 위해 통합협의체로 '역사마을보존협의회'를 출범시켰지만, 한계가 많다. 오히려 정부가 나서는 게 가장 효율적이다. 올해 국가 사적으로 지정한 9개 서원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하기 위해 8곳 지자체가 모였다. 이 어려운 작업의 총대를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가 메면서 세계유산 등재가 탄력을 받고 있다. 백제역사유적지구가 국가 차원의 지원이나 관심을 이끌어내려면, 백제 문화권 조명을 촉구하는 논리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

 

▲ 익산 국립박물관 승격은 꼭 필요한가. 익산 미륵사지 유물전시관을 국립박물관으로 승격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는 반면 문화자치를 위해 지역박물관으로 놔두는 게 더 낫다는 반론도 있다.

 

-신희권 문화재청 학예연구사 = 세계유산 등재에 앞서 고려해야 할 요소가 그 지역의 역사·문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문화재 가치 못지 않게 중요한 관리 주체는 국가급 박물관을 갖추는 게 유리하다. 익산에는 미륵사지 전시관이나 왕궁리유적전시관이 있기는 하지만, 다양한 문화재를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전시·교육할 수 있는 전문기관 설립이 필요하다. 다만 설득력 있는 논리 개발이 요구된다.

 

-나종우 원광대 교수 = 2005년 고도(古都)로 지정된 경주, 부여, 공주, 익산 중 유일하게 익산에만 국립박물관이 없다. 국립박물관이 없으면, 현재처럼 출토유물을 여러 지역에 분산·관리하게 된다. 하지만 미륵사지 유물전시관이 국립박물관으로 승격되면 익산에 대한 학술 연구·조사 등이 폭넓게 이뤄져 세계유산 등재 추진, 고도 보존, 미륵사지 복원 등이 탄력을 받게 될 것이다.

 

-김승대 전북도청 문화재전문위원 = 지난달 익산 국립박물관 승격과 관련한 토론회에서 문화체육관광부가 내년 연구 용역 예산(2억)을 세워둔 것으로 안다. 반면 행정안정부와 기획재정부는 신중하다. 익산 미륵사지 유물전시관을 국립박물관으로 승격해주면, 안동 등 국립박물관 승격을 요구하는 다른 지자체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 전북도와 충남도는 세계유산 보존·관리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나종우 교수 = 전북도, 익산시, 문화체육관광부가 함께 행정력을 모아 예산 확보를 위한 설득 논리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학계는 학술 조사, 학술대회 개최, 유적 정비사업 등을 통해 익산 왕도의 가치를 규명해야 하고, 지역 주민·지자체 등은 교육을 통해 문화유산 보존·관리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켜야 한다.

 

-최완규 위원장 = 전북도의 적극적인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일본 아스카 유적을 모델로 삼고 있다. 내년 세계유산 등재를 목표로 하는 아스카 유적 인근 주민들이 문화재 복원을 위해 정부에 예산 지원을 요구하는 편지를 계속 보냈다. 주민들의 요청에 총리가 직접 그 지역을 방문했고, 정부는 '아스카 유적 복원 및 재현을 위한 특별법'을 만들고 예산을 배정했다. 익산역사유적지구는 특히 지역 주민들의 열기가 뜨겁다. 하지만 백제 왕도 익산을 알리기 위한 언론의 관심이 절실하다.

 

-신희권 문화재청 학예연구사 = 내년 4월 서울한성백제박물관이 개관된다. 백제는 천도과정에 근거해 한성백제, 웅진백제, 사비백제로 구분된다. 한성백제는 백제가 건국된 때부터 웅진으로 천도하기 전 하남 위례성을 수도로 하던 시기(BC 18~ A.D 475년)다. 백제역사유적지구에서 한성백제사가 제외돼 있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이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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