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신 교수, 27일 전발연 주최 세미나서 밝혀…"교구·문화재청·지자체 연계 추진기구 결성을"
전북지역에 남아있는 천주교 관련 유산중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될 가능성이 있는 문화유산으로 7개가 꼽혔다. 그러나 실제 세계유산으로 등재되기 위해서는 좀 더 학문적 성과의 축적 등 세심한 검토와 면밀한 준비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전북발전연구원 주최로 27일 열릴 '전북지역 천주교 문화유산의 재조명' 세미나 발제자로 나서는 김정신 단국대 교수는 천주교 문화유산의 세계유산 등재추진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중요한 과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지난달 열린 이코포럼(ICO-FORUM,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에서 제시한 천주교 관련 한국의 세계유산 잠정목록 29건중 전북지역 유산이 7건으로 가장 많았다. 전주 전동성당, 익산 나바위성당, 정읍 신성공소, 진안 어은공소, 장수 수분공소, 완주 되재성당, 전주 치명자산 순교자묘에 주목했다.
국가 사적지인 전동성당은 1914년 건축 후 한국전쟁때 일부 훼손됐으며, 여러 차례 보수작업을 했으나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고, 한국적인 정서와 정교한 디테일로 종탑과 내부공간이 아름다운 건출물로 꼽힌다. 한국 최초의 순교자 윤지충과 권상연이 순교한 곳으로 교회사적 가치도 높다.
그러나 김교수는 전동성당에 대한 건축기법과 양식에 대한 학술적 연구가 전무하고 주변 외부공간과 조화되지 못하며, 순교사적지로서 공간조성이 매우 미흡한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외부공간의 원형복원과 신축예정 건축물들이 전동성당과 조화되도록 계획돼야 한다는 것.
역시 국가사적지인 나바위성당은 남녀석을 구분해 가운데 칸막이가 설치된 목조 한옥성당이라는 점, 유교문화의 가톨릭을 수용한 한국 천주교회의 특성을 잘 반영한 점이 특별하다. 전례와 교회건축의 토착화의 좋은 사례인 동시에 국내 최초 사제인 김대건 신부의 서품과 귀국을 기념하는 장소라는 점에서 역사성과 장소성, 경관적 가치가 높다고 김 교수는 평가했다. 주변 피정의 집 등의 정비와 나암·황산포 등 김대건 신부의 기착지를 포함해 전체 보존 마스터플랜을 수립해야 한다고 김 교수는 조언했다.
전북기념물인 도재성당은 국내 두 번째 성당건물이며, 최초 한옥 성당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뮈텔 주교 일기와 사진자료 등이 남아있어 전체 복원이 가능하다. 옛 교우촌의 흔적을 최대한 본존하는 마을 정비 작업이 전제돼야 한다는 게 김 교수의 의견이다.
전북문화재자료로 보호되고 있는 신성공소는 소규모 성당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평가된다. 성곽을 연상시키는 토석 담장과 포도주 저장고 등이 잘 정비되어 있다.
1913년 건축된 수분공소는 팔각지붕의 한옥성당으로,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다. 어은공소는 지붕을 천연돌판으로 얹은 유일한 사례로 희소가치가 있다는 평가다.
전북기념물로 보존되고 있는 치명자산은 성지는 동정부부 유종철·이순이와 그 가족 등 7순교자의 묘가 있는 곳이다. 1980년대부터 천주교 200주년 기념사업으로 성지를 조성했으며, 전주 시내가 한 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경관도 가치를 더해준다.
이코포럼서 제시된 잠정목록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천호성지 여산성지 수류성당 등도 복원과 정비 여하에 따라 목록에 포함될 수 있다고 김 교수는 보았다.
김 교수는 이들 천주교 유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 위해서는 해당 유산의 보수정비에 대한 종합계획을 마련해 물리적 훼손이 되지 않도록 하고, 교회 안팎의 보전관리 체계 정비와 함께 교구·문화재청·자치단체 등이 연계된 추진기구 결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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