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
가끔 이런 경우가 있다. 친구가 우리 동네에 대해 물어볼 때, 처음 듣는 낯선 질문처럼 들릴 때 말이다. "잘 모른다"는 답변으로 끝내면 좋은데, 친구 입에서 내가 모르는 우리 동네 이야기가 술술 나오면 살짝 부끄러워진다. 하지만 군산 시민들은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군산이라는 동네 역사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이 있기 때문이다.
군산시 장미동에 위치한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2011년 9월30일에 개관했다. 도내 박물관 가운데 13번 째로 늦은 개관이었으나, 늦은 만큼 시민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개장 10개월 만에 20여만명이라는 관람객들이 다녀갈 정도다.
이처럼 박물관이 큰 사랑을 받게 된 비결은 자원봉사자들의 노고 덕분이다. 최근 박물관은 단순하게 전시만하는 게 아니라, 각종 체험을 통해 보다 더 알기 쉽고 재밌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같은 과정을 박물관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소화하기엔 어려움이 많아 시민들까지 일손을 거들고 있다. 시민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박물관 도우미가 되어 수고하고 있다. 이들은 전시관 안내를 맡고, 체험을 담당한다.
자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내부를 살펴보자. 전시실은 크게 4곳으로 구성돼 있다. 1층에는 물류 유통의 중심지였던 군산의 근현대사를 엿보는 유적·유물을 내놓은 '해양물류역사관'과 알록달록 모형과 놀이 형태의 전시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받는 '어린이 체험관', 3층에는 특별 작품들이 있는 '기획 전시실'과 1930년대 군산 시내의 모습 그대로 모형으로 만날 수 있는 '근대 생활관'이다. 이외에도 2층에는 시민들이 직접 기증한 자료로 꾸며진 '기증자 전시실'도 갖춰져 있다.
'기증자 전시실'은 예상 외로 인상적이다. '근대 생활관' 역시 경험해 보지 못한 1930년대 거리를 둘러보고, 그 당시 옷도 입어볼 수 있어 특별한 기억으로 남았다.
기획전시실은 지난 9월 30일 개관 1주년을 맞아 '세계 도자기 & 크리스탈 특별전'으로 열리고 있다. 군산 지역은 도자기 제작에 용이한 흙과 목재가 풍부하고 만경강과 금강이 흘러 운반이 용이해 생활 도자기 생산의 중심지였다. 이번 전시는 동양의 도자기와 서양의 유리, 유럽의 순백 도자기가 함께 어우러진 동서양의 아름다운 도자기로 구성된다. 지난 1일 개막한 특별전은 12월 31일까지 계속된다.
이처럼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군산 지역의 과거와 현재, 가까운 우리 이웃의 모습들을 보여준다. 군산에 찾아온 친구가, 혹은 군산 여행을 다녀온 이가 묻는다. "너 혹시 군산의 그거 알아?" 근대역사박물관을 다녀온 사람이라면 이렇게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당연하지!"
※ 정영철씨는 2009년에서 2011년까지 국립수산 과학원 블로 단, 2010 문화바우처 모니터 요원 등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군산대 대학원 수산과학과에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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