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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김광순 교수 작곡 교향곡 '아리울' - '신천지' 새만금의 희망을 연주하다

세계 첫 '영상 갈채 시스템' 도입…관객과 소통 돋보여

 

새만금의 다른 이름인 '아리울'은 순수 우리말 아리(물)+울(울타리)의 결합으로 '물의 도시'라는 뜻이다. 전북지역은 오랜 기간 기술과 지혜를 모아 새만금의 대 역사를 도모하여,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바다를 메우고 희망을 세우며 의지를 불태워 왔다. 그리고 이제 동북아의 중심지로 도약하는 새로운 문명을 여는 '꿈의 도시'를 열어 가고 있다.

 

큰 일은 몇 사람들의 계획과 의지만으로는 성공 할 수 없으며 무엇보다 자연과 인간의 상생, 그리고 융합하는 정신이 중요하다. 또한 탐욕과 이기심으로 가려진 아픔과 눈물은 치유가 필요하다.

 

지난달 29일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연지홀에서 초연된 김광순(전주대 교수)작곡의 교향곡 '아리울'은 이러한 우리의 마음과 뜻을 대변해 주었다. 모두의 화합과 조화를 담은 작품을 무대와 객석이 한 마음으로 노래한 뜻 깊은 자리였고, 세계 최초로 영상 갈채 시스템(Visual Applause System)을 적용해 관객들의 참여를 이끌어 낸 인터랙티브 콘서트(Interactive Concert)의 신선한 시도가 돋보였다.

 

교향곡 '아리울'은 제 1악장 '생성', 제 2악장 '평온', 제 3악장 '자람', 제 4악장 '뉘우침', 그리고 제 5악장 '융성'의 구성이다, 심재기 시와 시편 51편을 바탕으로 작곡이 되었지만, 제 4악장(시편51;다윗)에서만 합창이 등장할 뿐 전체적으로 구체적 묘사가 아닌 시의 테마 기반 표제를 사용한 것이다. 제 4악장 '뉘우침'에서 정통 3관 편성 관현악과 합창의 앙상블은 무대전면 스크린을 통해 보여진 아리울의 압도적인 위용과 함께 기네스북에 공식 등재된 세계 최대 규모의 방조제를 연상시키는 울림이었다. 대편성의 교향곡이지만 주선율을 호른, 오보에 등의 관악기로 깔끔하게 처리한, 유려하고 색채감 있는 오케스트레이션이 돋보였다. 전 5개의 악장은 신천지의 생성에의 설렘으로 시작해 제 2악장에서 채석강, 적벽강의 서해바다와 노을빛을 받아 눈부시게 아름다운 고군산군도의 평온함에 취하면 작곡자는 더 이상의 안주를 허용하지 않는다. 적절한 긴장감과 세련된 터치로 제 3악장 '자람'을 추진한다. 인류의 조화로운 상생의 꿈, 살아 숨 쉬며 성장하는 아리울을 위한 간절한 기원인 것이다. 하지만 희망의 땅을 향한 인간의 염원은 의지만으로는 부족하기에 제 4악장 '뉘우침'에서 '시편 51편-다윗'을 빌어 간절히 기원한다. 드디어 미래의 신천지 '아리울'이 열리는 제 5악장 '융성'이 연주되고 아름다운 대서사시는 관객의 스마트폰을 이용한 영상갈채로 대미를 장식하였다. 작곡자, 연주자, 관객의 역할이 각각 따로 있는 게 아니라, 곡을 쓴 작곡자의 음악언어와 연주자의 해석, 그리고 관객의 스마트폰 영상갈채가 삼위일체로 교향곡 '아리울'이 완성되는 것이다. 마치 자연과 인간과 기원의 융합이 꿈의 도시 '아리울'을 형성하듯이!

 

교향곡 '아리울'의 초연은 한마디로 '희망'이다.

 

유튜브를 통해 싸이(PSY)가 세계적 스타가 되고, 해외 주요 이야깃거리를 실시간으로 받아보고 해외 어느 누군가와는 SNS를 통해 친구가 되는, 좁아지는 세상만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은 넓어지고 있다. 새로운 문화 창조가 필요한 이 시기에 관객의 스마트폰참여를 통한 인터랙티브 콘서트의 시도는 신선함을 주기에 충분했지만 좀 더 컴팩트한 진행이 이루어질 '다음'을 기대해야 했다. 그리고 유일하게 합창이 삽입된 제 4악장에서 자막 처리를 하지 않아 가사 전달의 어려움에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나 이번 연주회에서 보여준 전주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강석희 씨의 탁월한 곡 해석능력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열정과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 전주시립교향악단과 전주시립합창단의 연주는 많은 작곡가들에게 창작 의욕을 불어 넣었을 것으로 본다.

 

작곡가 김광순 교수는 그동안 척박한 창작음악계에서 꾸준한 작품 활동과 매번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대표적인 중견작곡가이다. 오페라, 예술가곡, 동요, 무용음악 등 다양한 작품세계를 보여주고 있지만, 창작 예술가곡에 쏟은 그의 정성과 공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기 때문에 예술가곡 작곡가의 이미지가 강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교향곡 '아리울'은 작곡가 자신에게도 신천지 '아리울'이 아니었을까? /이 유

 

 

전주대 겸임교수

김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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