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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 유혹하는 착시의 신비로움

세계미술거장전 - 헤수스 라파엘 소토 作 '붉은 중앙의 테스'

베네수엘라 국립현대미술관, 국립미술관의 소장품으로 이루어진 세계미술거장전에서는 미술사의 거장들 뿐 아니라 우리에게는 낯설고 생소한 라틴아메리카 미술도 마주하게 된다. 베네수엘라의 대표적인 작가들로 이루어진 제5전시실 '특별전시, 추상의 세계'가 바로 그것이다.

 

추상의 세계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옵아트와 키네틱 아트의 대표적인 작가 헤수스 라파엘 소토, 카를루스 크루즈 디에즈 등 이들 작품은 거장들과 견줄 만한 가치 있는 것이기에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옵·키네틱 아트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헤수스 라파엘 소토(1923~2005)의 '붉의 중앙의 테스'(1951)를 주목하라. 그의 작품은 미술관에서 가장 좋은 자리에 위치해 있는데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소토는 몬드리안, 뒤샹, 칼더 등 추상 예술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받아 진보적인 미술을 시도하게 되며, 시각적 착시현상을 작품에 접목한다. 특히 자신만의 독특한 방법을 구사하여 매우 지적이고 조직적인 작업을 통해 옵. 키네틱 아트를 완성한다.

 

'붉은 중앙의 테스'을 들여다보면, 사각형 안에 얇은 막대(stick)가 빼곡히 꽂혀 있어 사람들은 저마다 어지럽다고 말한다. 그래서 관람자들은 적극적으로 작품에 참여하게 된다. 작품 앞에 서서 좌우로 움직이거나 앉고 일어서기를 반복하는데 모두가 한결같은 반응이다.

 

이처럼 눈이 어지럽고 작품 앞에서 활발히 움직여야만 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미술을 옵·키네틱 (옵아트와 키네틱아트) 아트라 한다.

 

옵아트는 옵티컬아트 (Optical Art) 의 줄임말로 시각적인 미술이라는 의미이다. 1960년대 미국에서 일어난 추상미술의 한 동향으로 팝아트가 상업성, 상징성을 갖는 반면 옵아트는 회화가 지닌 암시나 연상의 기능을 배제하고 순수한 시각적 표현을 통해 심리적 반응을 지향하는 예술이다.

 

단색의 사각판 위에 철사를 나열하는 방식으로 구성한 소토의 작품은 눈에 착시 효과를 일으켜 새로운 이미지를 표현하였다. 둘 이상의 선적인 구조가 중첩되어 나타나는 물결무늬, 즉 무아레(moire) 효과로 인해 작품에서 음악적인 리듬감과 율동감이 전해지는 게 특색이다. 이처럼 보는 사람의 방향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효과를 착안했던 소토는 자신의 공간에서 관람자들이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작품이 비롯된 것이다.

 

소토의 작품을 마주하면 그의 사각형의 틀은 창가를, 나열된 철사들은 비가 내리는 모습을 연상하게 한다. 스피드를 좋아했던 어린 소년은 훗날 자신의 작품에서도 움직이는 미술을 착안했으며, 움직이며 관람을 해야 하는 그의 동적인 작품 앞에 서면 어린아이와 같은 동심으로 돌아가게 한다. 전북도립미술관 제공

김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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