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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L방식 미공개·안전대책 소홀 논란 증폭

전주시, 소각장 폐열판매 추진 난맥상

전주시는 최근 전주권 소각자원센터에서 생산되는 폐열을 민간업체에 판매하겠다는 방침을 잠정 중단키로 결정했다.

 

전주시 상림동에 위치한 전주권 소각자원센터는 지난 2006년부터 운영중이다.

 

1133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조성된 전주권 소각자원센터는 전주·김제·완주지역에서 발생한 생활쓰레기를 1일 400t 가량 소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되는 폐열은 소각자원센터내 증기터빈발전기를 가동해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시는 2007년부터 잉여전력을 한국전력거래소에 팔아 연 28억원의 세외수입을 올리고 있다.

 

전주권 소각자원센터에서 쓰레기 등을 소각해 생산되는 폐열은 연 27만7000t에 달한다.

 

전주시는 이에 그치지 않고 폐열을 직접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올초 전주시는 팔복동의 전주페이퍼와 창해에탄올 등 2곳에 폐열을 공급하기 위한 협약을 맺는다는 방침을 밝혔다. '폐열을 전력거래소 대신 민간기업에 판매할 경우 현재보다 연간 20억원 이상의 수입을 추가로 얻을 수 있고, 지역 입주기업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게 전주시의 구상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팔복동 산업단지에 입주한 지역기업인들과의 간담회에서 '소각장 폐열이 산단 입주기업들에게 공급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면서 "수도권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본사 지역이전 정책과 맞물려 상대적으로 소외된 '집토끼'격의 지역 입주기업들에 대한 지원도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폐열판매 절차를 밟게 됐다"고 밝혔다.

 

문제는 전주시가 이 과정에서 지나치게 추진일정과 세부계획 등을 비공개로 진행해 불필요한 논란과 의혹을 키웠다는 점이다.

 

전주시가 △'유사 BTL'(민간이 공공시설을 짓고 정부가 이를 임대해서 쓰는 민간투자사업 방식) 절차를 공개하지 않고 △안전사고 발생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전주시는 전주페이퍼와 창해에탄올에 발생되는 소각 폐열(연 27만7000t)의 85%인 23만5000t을 공급하고, 판매단가는 1t당 2만원으로 정했다.

 

전국의 다른 스팀생산업체들의 판매가격이 t당 3만5000~4만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낮은 가격인 셈이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 '전주시가 특정업체에 지나친 특혜을 주는게 아니냐'는 의혹이 잇따랐다.

 

실제로 전주시가 작성한 '소각폐열 판매 수익구조'자료에 따르면 기업체에 공급되는 소각폐열 판매금액은 t당 3만5229원이다.

 

시가 밝힌 t당 2만원의 판매금액 보다 1만5229원이 많은 것으로, 시는 이 금액(1만5229원)을 시설투자비 회수 항목으로 분류해 놨다. 이 금액을 시설비를 투자한 업체에게 준다는 것으로, 10년간 350억여원에 달한다.

 

이는 당초 전주시가 '소각자원센터에서 팔복동 산업단지까지 폐열을 이송할 8㎞의 지하관로 매설 및 유지관리비용(350억원 추정)은 업체가 모두 부담키로 했다'고 밝힌 입장과는 정반대의 내용이다. 통상적으로 폐열을 공급하기 위해 필수적인 관로매설 등의 시설투자비는 공급자가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시는 직접 시설투자에 나섰을 때 뒤따르는 불필요한 행정절차를 최소화하고, 부족한 예산 등을 감안해 '우선 기업체에 관로매설 등의 공사를 맡긴 뒤 향후 10년동안 시설투자에 소요되는 비용을 감안해 판매단가를 산정한다'는 내용의 유사 BTL 방식을 도입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결국 전주시가 '판매업체에 시설투자비를 보전해주기 위한 편법'인 유사 BTL 방식을 동원하는 과정에서 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으면서 불필요한 논란만 불러 일으킨 셈이다.

 

이와 함께 200℃의 초고압 증기를 8㎞ 떨어진 팔복동 공단까지 공급되는 과정에서 각종 안전사고 발생이 우려되는데도 불구하고 전주시는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은 전무하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전주 혁신도시를 지나는 도로 밑에 가스·통신·전기시설과 함께 매설되는 지하관로의 경우 이송중 압력이 떨어져 500m 마다 지하맨홀을 만들어 용수를 배출해야 하는 만큼 수증기가 지상으로 나오면서 화상 등의 사고가 우려된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정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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