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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 군산항 잡화부두】3년째 물동량 부족·적자 허덕…국가재정 낭비 우려

지난해 협약물량 145만톤 중 겨우 70만톤 처리 / 운영사 부채상환 눈덩이…정부 매수·운영 여론

▲ 군산항 잡화부두의 접안시설 케이슨식(3만톤급 2개 선석).

정부와의 협약을 통해 민간투자로 군산항에 잡화부두가 건설돼 지난 2011년 8월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당시 정부 분담금을 포함, 총 1250여억원이 투자돼 연간 198만톤의 하역능력을 가진 3만톤급 2개 선석의 잡화부두가 완공돼 군산항의 경쟁력 제고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기대는 실망으로 다가왔다. 운영개시 3년째를 맞고 있지만 부두운영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거대한 운영건물은 제대로 활용되지 않아 유령건물 같고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 하버크레인 등 많은 하역장비는 놀고 있다.

 

하역물동량은 턱없이 부족, 부두운영이 적자로 허덕이고 있는 것은 물론 민간투자사업 시행자이자 부두운영사인 군장신항만(주)은 향후 막대한 규모의 부채감당부담에 하늘만 바라보고 있다.

 

현재 상태로서는 이 부두운영의 앞날을 예측할 수 없어 군산항의 최대골치거리로 부상해 있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이 부두운영을 그대로 방치하지 않고 원활한 부두운영을 통해 군산항 경쟁력 제고를 위한 대책은 없는지 진단해 본다.

 

△군산항 잡화부두의 탄생

 

지난 2006년 11월 당시 해양수산부와 군장신항만(주)간 실시협약 체결로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돼 지난 2007년 8월 착공, 3만톤급 2개 선석 규모로 2011년 8월 준공됐다.

 

정부의 건설 분담금 239억여원을 포함, 민간자본 등 총 1255억여원이 투자된 이 부두는 총 500m의 접안시설과 24만7000㎡(7만4800평)규모의 배후부지를 갖추고 있다.

 

쌍용건설(주), 벽산건설(주), 금광기업(주), 성원산업개발(주), 대한통운(주), 세방(주)이 공동도급한 이 부두는 BTO(build-transfer-operate)방식으로 준공과 동시에 국가에 귀속됐으며 오는 2041년까지 정부와의 협약에 따라 무상사용된다.

 

이 부두는 민간의 자본과 기술을 도입해 건설된 후 국가에 귀속시키고 사업시행자는 향후 30년간 이 시설을 무상사용, 시설 사용자로부터 지급받는 사용료로 투자된 시설설치비와 운영비용을 보전받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 부두의 건설과 운영을 위해 7개사가 출자한 자본금 221억원의 군장신항만(주)이 설립됐다.

 

자본금 출자지분은 벽산건설과 쌍용건설 각 20.5%, 금광기업 2.5%, 성원산업개발 1.5%등 4개사 건설출자자가 45%, CJ대한통운과 세방 각 15%씩 2개사 운영출자자가 30%, 재무투자자인 발해인프라투융자가 25%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군장신항만(주)은 부두건설과 운영을 위해 국민은행등 5개 금융기관으로부터 749억원을 차입했고 후순위차입금으로 89억원을 재무투자자에게 빌리는등 총 838억원을 외부로부터 조달했다.

 

이 부두의 운영으로 연간 하역능력이 198만톤 제고됨으로써 군산항의 대외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원활치 못한 부두운영

▲ 2011년 8월 준공된 군산항 잡화부두 조감도.

지난 2011년 8월부터 부두운영에 들어갔지만 물동량부족으로 순탄치 않았다.

 

인근에 정부재정으로 건설된 5만톤급 2개 선석과 3만톤급 1개 선석인 군산항 7부두 71·72·73번 선석이 2011년부터 본격 가동되면서 물동량부족으로 실시협약상의 물동량도 취급치 못함으로써 부두운영은 난관에 봉착했다.

 

2개 선석의 부두를 CJ대한통운과 세방이 내적으로 1개 선석씩 나눠 운영에 들어 갔지만 지난해 실시협약상 145만톤 처리계획에 절반도 안되는등 70만톤밖에 취급치 못했다.

 

올해 협약물량은 165만톤이나 지난 5개월동안 이의 20.6%인 34만톤밖에 처리치 못했다.

 

더욱 큰 문제는 향후 물동량의 부족현상이 해소될 전망이 어둡다는 점이다.

 

군산항의 일자형(-字型) 부두여건과 함께 물동량부족으로 지난해 군산항의 부두가동률이 7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군산항 7부두운영(주)의 주주사인 CJ대한통운과 세방이 군장신항만(주)의 운영출자자로서 부두를 사실상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군산항 잡화부두는 CJ대한통운과 세방이 계약한 물량을 밀어 줘 겨우 하역을 함으로써 운영이 되고 있을 뿐이다.

 

이같은 상황속에서 매년 운영비용이 수입을 크게 초과함에 따라 총 자본금 221억원도 이달말이면 완전 소진될 것으로 보여 군장신항만(주)은 부채상환에 비상이 걸렸다.

 

2년거치 18년 상환조건의 장기 차입금에 대한 원금 상환시기가 올해부터 본격 도래했지만 설상가상으로 부두운영상 위험의 일정비율을 감당키로 한 4개 건설출자자들이 모두 구조조정에 이미 들어간 상태다. 나머지 2개 운영사가 운영상 위험전반을 감당하면서 분기별로 자금수혈을 해 군장신항만(주)이 겨우 지탱하고 있으나 매년 갈수록 커지는 부채상환규모에 혀만 내두르고 있다.

 

향후 30년간 갚아야 할 원리금은 장기 차입금의 경우 원금 749억원, 이자 377억원등 총 1126억원, 재무투자자로부터 차입한 후순위 차입금은 원금 89억원, 이자 420억원등 총 1635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정부의 건설분담금을 제외한 민간부문의 투자비 1000억원을 크게 상회하는 규모다. 매년 운영비용이 수입을 넘어서는 구조로 볼 때 오는 2041년까지 부두를 운영하더라도 자본금 221억의 회수는 커녕 원리금 상환을 위해 별도로 1600여억원의 자금을 보충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부두운영의 앞날이 캄캄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부가 매수, 운영에 나서야

 

운영상 위험부담의 일정비율을 담당키로 했으나 구조조정과정에 있는 4개 건설출자자가 자금보충여력이 없기 때문에 운영출자자인 CJ대한통운과 세방 2개사가 향후 군장항 잡화부두의 운영부담을 감당해야 한다.

 

그러나 수입이 지출보다 적은 상황속에서 2개 운영출자자가 이 부두를 지속적으로 운영할 경우 부채상환을 감당치 못해 부두운영을 포기할 상황에 놓이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같은 상황이 도래할 경우 국가재정으로 투입된 것이나 다름없는 이 부두가 제역할을 하지 못함으로써 국가재정은 물론 민간에 엄청난 고충을 안겨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군장신항만(주)은 그동안 부두의 잔여기간 운영권을 인수할 자를 물색했으나 입질조차 없는 상황이다. 이 부두는 정부의 건설분담금이 투입된데다 민간이 투자한 약 1000억원에 대해 투자비보전차원에서 무상사용기간을 30년간 부여한 것을 감안할 때 사실상 모두 정부재정을 투입해 건설한 것과 같다.

 

그런만큼 정부재정투자의 효율성은 물론 부두의 원활한 운영을 통해 군산항의 활성화를 도모키 위해서는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민간투자법에 근거, 정부가 매수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군산항 잡화부두는 현재 신음하고 있으며 언제 부두운영이 중단될지 모른다.

 

이 상태로 방치할 경우 운영사는 밑빠진 독에 한없이 자금을 보충해야 하는 상황에 빠져 곤경에 처하게 되는 한편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부두역시 제역할을 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마디로 국가적 낭비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정부가 현 시점에서 실시협약의 해지를 통해 이 부두를 적정가격으로 매수한 후 임대입찰을 추진해 낙찰자로 하여금 부두를 다시 운영토록 함으로써 효율성을 도모하는 것이 국가적인 예산낭비를 방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안봉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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