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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세계막사발 장작가마 심포지엄 폐막

주민들 참여 유도는 성공 / 지역 연계성 없어 아쉬움

'막사발의 세계화'를 기치로 내건 '2013 세계막사발 장작 가마 심포지엄'이 지난 24일 막을 내렸다. 완주군이 주최하고 세계막사발축제조직위원회(위원장 김용문)가 주관한 이번 심포지엄은 옛 삼례역 건물을 막사발박물관으로 만들면서 기획됐다. 일제 강점기 양곡창고로 사용되며 수탈의 역사를 간직한 공간인 삼례예술촌과 더불어 삼례 구도심을 활성화하자는 완주군의 복안이었다.

 

완주군은 사전 준비 기간을 통해 이번 심포지엄을 지역 참여형 축제로 만들었다. 지역주민 50명은 지난 5월부터 막사발 심포지엄 기간 동안 제작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실습교육을 받았다. 11주 동안 교육에서 지역민들은 접시, 찻잔, 화분 등을 만들며 심포지엄을 준비했고, 삼례초등학교 학생들도 막사발박물관에 마련된 교육장에서 기초 기술을 연마한 뒤 '어린이 도공전'에 참여했다. 하지만 문제점도 노출했다. 정작 심포지엄에 학술대회가 빠지면서 본래 삼례 구도심이 가진 역사·문화적 배경과 심포지엄의 연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 왜 막사발이었나

 

완주군은 올해 초 전라선 복선화에 따라 역할을 다한 삼례역을 매입해 8억4800만원을 들여 막사발 미술관·작업장·가마를 설치했다. 인근에 조성된 삼례예술촌과 연계해 이곳을 문화복합공간으로 만들어 구도심 일대를 활성화 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역사를 꾸밀 아이템으로 막사발을 선정한 것과 관련해 논란이 있었다.

 

김용문 위원장은 완주군과 막사발이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으나 "삼례에 양곡창고가 있고 먹거리가 풍부한 완주군에서 밥그릇과 국그릇 등 생활과 밀접한 막사발의 의미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며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지역 미술계는 이를 두고 '아전인수 격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한 미술인은 "삼례역 일대는 일제 강점기 시절 상흔의 아픔을 간직한 곳이긴 해도 막사발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설득력이 떨어지는 아이템 선정으로 지역과 동떨어진 축제가 되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세계막사발 장작 가마 심포지엄'은 실제로 경기도 오산에서 '세계 막사발장작가마축제'라는 이름으로 15년 동안 이어오다 올해부터 완주군에서 열린 축제다. 그 틀을 거의 그대로 빌려온 심포지엄에 대해 지역 미술계가 선뜻 동의하지 않는 이유다.

 

△ 학술대회 없는 심포지엄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정작 학술대회가 빠졌다. 심포지엄의 사전적 의미는 특정한 문제에 대해 두 사람 이상의 전문가가 서로 다른 의견을 발표하고, 참석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의 토론회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는 작품 제작·시연·체험 등이 주를 이룬 워크숍만 열렸다.

 

이는 완주군이 '세계 막사발장작가마축제'를 아무런 연계성이 없는 완주로 무작정 끌고 오다 보니 빚어진 촌극이다. 더불어 완주군은 "'16회 세계 막사발장작가마축제'는 개인전처럼 비춰져 완주의 지역색과 맞지 않는다"는 다소 엉뚱한 이유로 '완주 세계막사발 장작가마 심포지엄 2013'으로 행사 명칭을 변경했다. 이에 오산에서 열렸던 '세계 막사발 장작가마축제'의 프로그램을 그대로 가져오면서 이번 심포지엄은 '앙꼬 없는 찐빵'이 된 셈이다.

 

△지역 작가 소외·기반시설 운영 문제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김용문 위원장과 군산에서 주소를 옮긴 신의주 사무국장을 제외하면 완주지역 작가는 단 1명만 참여했다. 막사발 박물관·작업장·가마터를 계속 운영해야 할 경우 노하우 축적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아쉬운 대목이다.

 

더욱이 김 위원장은 이번 행사를 마치고 터키로 떠나 내년 심포지엄이 열릴 때나 돌아온다. 막사발 박물관·작업장·가마터를 관리하는 인력은 신의주 사무국장 한 사람만 남게 된다.

 

완주군은 이번 심포지엄을 위해 시설비 8억4800만원과 행사비 6000만원 등 9억의 군비를 들였다. 완주군이 구도심 활성화를 외치며 이번 심포지엄을 개최했지만 행사가 끝남과 동시에 시설들이 방치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지역 작가들의 참여를 높여야 하는 과제를 남겼다.

김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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