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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 체결의 허실

추석 앞두고 전통시장 살리자고 기관 단체장들이 어깨띠 두르고 캠페인을 벌이는 모습이 부자연스럽다. 자신들 낯내려고 사진 찍어 신문 방송에 기사화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효과도 없는 보여주기식 캠페인은 안 하는 게 낫다. 전통시장 가서 홍어 들춰 올리며 사진 찍는 게 하나의 통과의례처럼 됐지만 볼썽사납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낯 간지러운 짓을 하는가. 그런 것 잘 했다고 일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표 먹고 사는 단체장들은 너나 할 것없이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업유치를 얼마 했다고 호들갑을 떤다. 구속력도 없는 MOU만 체결해 놓고 마치 기업이 유치된 것처럼 자랑이 대단하다. 그간 수없이 체결한 MOU가 얼마나 허당이었는가를 알 수 있다.

 

기업유치는 기업의 이해관계와 직결돼 있어 단체장들이 오라가라해서 되는 게 아니다. 물론 어느 정도는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만 단체장들이 말하는 그대로는 아니다. 사실 전북의 기업유치 여건이 안좋다. 공항이 없는 등 SOC가 제대로 구축이 안돼 있고 숙련된 기술자 확보가 용이하지 않기 때문에 어렵다. 특히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정책으로 기업들이 평택 이남으로 내려 나가는 걸 싫어한다. 익산으로 주얼리업체들이 중국에서 U턴해온 것은 예외나 다름 없다. 경기도 안산시 공장부지가 평당 2백만원을 홋가하는데도 그곳에다 공장을 지으려 한다. 그 이유는 땅값 상승에 따라 이익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간 희망의 땅으로 인식해온 새만금지구에 전북도가 체결한 기업유치 MOU만도 일일히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2011년 4월27일에 삼성그룹과 체결한 MOU다. 당시 정부가 LH를 경남 진주로 이전키로 결정 해놓고 전북 도민을 달래려고 새만금에 삼성카드를 꺼냈다는 비난섞인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삼성그룹이 2021년부터 2040년까지 총 3단계에 걸쳐 새만금 신재생에너지 2단계 예정부지 350만평에 20조원을 투자해서 새만금그린에너지 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것. MOU 체결 때 김완주지사와 함께 있었던 임채민 국무총리실장 삼성측 김순택 미래전략실장 등 주요 인사들은 현직에서 물러났다.

 

지금껏 새만금사업과 관련해서 체결한 MOU가 10%만 제대로 추진됐어도 전북은 성공했다. 단체장들이 치적용으로 체결한 기업유치 MOU가 지금 와서는 폴란드 망명정부 지폐처럼 휴지조각이 돼 날린다.

 

백성일 주필 겸 상무이사

백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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