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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문화예술가-밴드 '크림' "편안한, 사람 사는 이야기 노래해요"

2006년 결성 5개 앨범 내 전국 곳곳 60여차례 공연 / 멤버들 모두 작사·작곡 "내공 더 쌓아 색깔 찾을 것"

▲ 지난 7일 전주 영화의거리 인근에 있는 크림아트스튜디오에서 만난 ‘크림’. 왼쪽부터 김성하(28), 장혜선(27), 유현진(30), 서기춘 씨(36).

소소한 일상을 노래하며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하는 밴드 ‘크림(Cryim)’. 지난해 강원도만 빼고 전국 곳곳에서 60여차례 공연을 할 정도로 찾는 곳이 많다. ‘스위트 팝 밴드’라는 홍보 문구도 있고 장르로는 모던락이지만 듣는 사람이 편안한 음악을 추구한다.

 

이들은 기타 서기춘 씨(36)를 중심으로 베이스 유현진(30), 드럼·젬베 김성하(28), 보컬·멜로디언 장혜선(27) 씨로 이뤄졌다. 서로가 서로를 채워주며 돌아가는 톱니바퀴같은 팀으로 지난 2009년부터 최근까지 5개의 크고 작은 앨범을 냈다.

 

모두 작사·작곡을 하는 이들은 일상에서 재미난 요소를 노래로 만든다. 지난해 나온 정규 앨범에 속한 ‘힘을 내요 김여사’는 운전이 서툰 중년 여성을 소재로 했다.

 

“오랜만에 장롱면허 꺼내들고 집을 나서 용기내어 삑뽁이를 눌러, 마트가는 길은 벌써 두 시간째 입구 앞을 빙, 힘을 내요 힘을 내요.”

 

이 노래는 최근 김승수 전주시장 당선자의 선거 로고송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선거 캠프 쪽에서 지역 인디밴드의 노래를 물색하던 중 크림의 곡을 낙점했다는 후문이다.

 

크림 멤버들은 자신의 음악에 대해 “아직은 무색(無色)으로 내공을 좀더 쌓아 우리만의 색을 채우고 싶다”면서 “때로는 진부하다는 평가도 듣지만 사람 사는 이야기다”고 말했다.

 

크림은 지난 2006년 7월 결성했다. 당시에는 민중가요 노래패를 하면서 음악으로 길을 튼, 서 씨를 포함한 5인조였다. 앨범 발매의 중도하차와 멤버 교체 등 우여곡절 끝에 현재의 진용을 갖췄다. 뮤지컬 배우를 준비했던 장 씨와 대학에서 밴드 활동을 했던 유 씨가 2008년도에 합류하고, 지난해 다른 팀에서 활동하던 김 씨를 영입했다. 유 씨는 서 씨가 강의했던 화성학 수업의 제자로, 장 씨는 오디션을 통해, 김 씨는 지난해 객원으로 공연에 참여하면서 각 지역의 대표 먹거리로 공략했다.

 

서 씨는 “이들과 같이 하면 뭔가 나오겠다는 잠재력을 느꼈다”고 평했다.

 

유 씨는 “음악적 견해는 다르지만 협주·창작할 때는 같이 낼 수 있는 음악에 대해 고민한다”며 “각자가 좋아하는 것을 팀에 녹여내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다른 밴드와 달리 무대에서 4명이 한 줄로 자리를 잡고, 베이스가 서서 공연을 한다. 평소 성향에 따라 역할 분담이 확실하다.

 

김 씨는 “베이스가 애교를 담당하며 어설프고 부족한 ‘깨방정 액션’을 한다”며 “다른 밴드는 보컬 중심이지만 우리는 차별화해 연주자에게도 시선이 가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공연 후반부로 갈수록 관객의 시선이 베이스로 간다”며 “외향적인 보컬과 베이스만 애드리브가 된다”고 보탰다.

 

이들이 화기애애한 가족처럼 되기까지는 몇 년의 시간이 걸렸다. 서로에 대한 믿음과 ‘문제 해결형’이라는 공통적인 지향점이 뭉치게 했다.

 

맏형으로 동생들에게 롤 모델이 되고 창작욕을 북돋아야 하는 부담을 지고 있는 서 씨는 쓴소리를 도맡았다. 그는 “각자의 장점만 모아도 삐끗하는데 장점을 숨길 때 안타깝다”며 “새로운 곡이 나왔을 때 각자 연구를 해 와야는데 예상보다 고민의 흔적이 덜 보이면 대화로 푼다”고 말했다.

 

이제는 무대에서 능숙한 진행을 하지만 2년 전까지만 해도 타박을 받았다는 장 씨는 “보컬이 노래만 하는 게 아니라 재치도 갖추고 행사의 정보도 제공해야 했다”면서도 “밴드 내에서 눈치보지 않고 주관을 표현할 수 있는 익숙함이 좋다”고 들려주었다.

 

밴드 내 갈등 조정을 담당했던 유 씨는 “기타 형과 보컬이 싸울 때 둘의 기분을 어떻게 하면 풀어줄까가 고민이었다”며 “양쪽에 가서 다른 편을 칭찬하며 해소하곤 했는데 음악적·인간적인 신뢰가 두텁게 쌓여 금이 좀 가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붙여진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다음에 더 좋은 무대, 공간에서 뵙겠다”라는 공연의 마무리 멘트처럼 “오늘 보다 나은 내일의 공연을 선보이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이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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