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대 황광일 교수 두차례 조사…승객 안전의식 여전히 취약
심수화 기획위원 =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여객선 승객들은 피난 상황 때 승조원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는 등 안전에 관한 의식에 상당한 변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해양대 황광일(기계·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세월호 참사 후인 지난 5월 30일과 6월 1일 제주항 연안여객선터미널과 제주국제여객터미널에서 하선하는 승객 401명을 대상으로 '2차 여객선 안전의식 조사'를 벌였다.
황 교수는 세월호 사고 전인 지난 2월 21일과 22일에 같은 장소에서 같은 내용으로 1차 설문조사를 한 바 있다.
황 교수는 1, 2차 설문조사를 토대로 세월호 사고가 여객선 승객들의 안전 의식에 어떤 변화를 줬는지 비교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피난해야 할 상황이 발생했을 때 안전한 대피를 위해 어떤 경로로 이동하겠느냐는 질문에 '승조원이 알려주는 경로'라고 답한 사람은 18.5%에 그쳐 1차 조사 때의 43.3%에 비해 무려 24.8%포인트나 떨어졌다.
대신에 '비상표지판을 따라가겠다'는 응답자는 32.2%로 1차 조사 때의 27.9%보다 4.3% 포인트, '아는 길로 가겠다'는 응답자는 25.2%로 1차 조사 때의 13.1%에 비해 12.1%포인트 각각 높아져 세월호 사고 이후 승조원에 대한 불신이 강해졌음을 보여줬다.
또 피난 상황 때 가장 도움이 될 방법에 관해서는 선박 구조에 익숙한 승조원들에 의존하겠다는 비율이 66.5%로 1차 조사 때의 73.3%에 비해 낮아졌다.
객실이 아닌 다른 장소에 있을 때 피난방송이 나오면 어떤 행동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즉시 피난'하겠다고 답한 승객은 46.1%로 1차 조사 때의 37.6%에 비해 8.5%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일행을 찾는다'는 응답자(40.6%)는 1차 조사 때(49.7%)보다많이 줄었다.
그러나 선박 탑승 때 탈출용 구명벌·구명정·구명보트를 확인했느냐는 질문에 '안 했다'는 승객이 61.1%(1차 조사 59.1%)를 차지, 세월호 사고 이후에도 탈출용 장비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나아지지 않았다.
이 3가지 탈출용 장비의 위치는 피난상황 때 소집 장소에서 퇴선까지 소요시간을 결정하고 각 장비의 성격이 퇴선 후 해상에서의 생존시간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황 교수는 강조했다.
또 현재 동영상으로만 진행하는 피난안전교육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복수응답)에는 '승조원이 직접 승객들을 대상으로 교육해야 한다'는 응답이 86.9%, '구명조끼와 같은 피난기구의 체험실습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50.7%로 높게 나왔다.
황 교수는 12일 "1, 2 조사를 비교했을 때 승조원에 대한 승객의 불신이 커졌고스스로 탈출방법을 찾겠다는 경향이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조사대상 승객의 77.6%가 승선할 때 재난을 우려하면서도 절반 정도가 비상대피로조차 확인하지 않는 등 여전히 안전의식에 미흡한 점을 드러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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