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전후 작품…허소라 시인 "재평가 필요"
신석정 연구자인 허소라(78·군산대 명예교수) 시인은 10일 “석정 선생이 돌아가신 후 보관해왔던 ‘피 - 에레나에게 주는 시’와 ‘젊은 군상’ 등 신 시인의 시 13편을 공개했다.
이번에 발굴된 시들은 ‘부활한 예수의 노래 - 이리떼에게 보내는 만가’와 ‘지리산’ 등 주로 1945년 전후에 쓰인 작품이다.
이중 상당수 시에 ‘인민’과 ‘해방’ 등 사회정치적인 단어가 사용됐다.
특히 ‘젊은 군상’에서는 김기림과 임화, 오장환 등 동료시인이 처한 현실을 압축적인 단어로 표현해 눈길을 끈다.
허 시인은 1974년 7월 신석정 시인의 장례식이 끝난 뒤 유품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이들 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신 시인의 추천으로 등단한 허 교수는 “석정 선생은 목가시인으로만 인식돼 왔지만 역사적·정치적으로 불합리한 현실을 접하면 항상 뛰어든 시인이었다”며 “이번시들을 통해 석정 선생이 사회참여에도 적극적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시인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이어 “석정은 서정시인 또는 참여시인이라는 이분법을 거부하고 통합을 실천한 시인”이라며 “석정 선생님이 타계한 1970년대나 이후 1980년대까지는 미공개 시를 공개하는 게 조심스러웠지만 지금은 열린 시대라고 판단해 공개해도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뒤늦게 이들 시를 공개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신 시인이 자연과 역사 인식을 함께 시 세계에 녹인 민족주의적 성향의 시인”이라고 주장했다.
신석정 시인은 1907년 전북 부안에서 태어나 동국대 전신인 불교전문강원 국문과에서 수학했다. 1931년 10월 ‘시문학’ 3호에 참여, 김영랑·박용철·정지용·김현구 등과 더불어 1930년대 한국 시단을 이끌며 지사적인 삶을 살았던 시인이다. 연합뉴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