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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신 절대평가, 일반고 '불리'

본보 '학교알리미' 서비스 분석 / 평준화고-자사·특목고 A등급 비율 격차 커

지난해 고교 1학년 학생들부터 적용되기 시작한 내신 절대평가 제도(성취평가제)가 ‘일반고 황폐화’를 부추길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본보가 학교알리미 서비스를 통해 도내 평준화지역(전주·군산·익산) 일반고와 자사·특목고의 2014학년도 1학년 1학기 내신 등급 공시 자료를 집계·정리한 결과 주요 과목의 내신 A등급 비율이 자사·특목고가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A등급을 받은 학생의 비율이 자사·특목고는 국어I 과목에서 평균 44.1%, 수학I에서 30.1%, 영어I에서 27.3%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평준화지역 일반고는 국어I이 평균 11%였고 수학I은 6.5%, 영어I은 8.7%에 불과해 큰 격차를 드러냈다.

 

현재는 각 학교마다 학생들을 9개 등급으로 나눠 점수를 부여하고 있다. 수능 등급과 마찬가지로 상위 4%만 1등급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성취평가제는 학생들이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받으면 A·B·C·D·E등급 중 그 성적에 해당하는 등급을 매기는 제도다. 90점 이상은 A, 80점 이상은 B 하는 식이다. 경쟁을 완화해 사교육 부담 및 학업 스트레스를 줄인다는 취지로 지난해부터 적용되기 시작했다. 올해는 2학년, 내년에 3학년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하지만 대학 입시에 이 제도가 적용될 경우에 문제가 생긴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입시에서 자사·특목고가 더 유리해질 것은 자명하다. A등급을 받는 비율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지금까지는 내신으로 선발하는 대학 수시모집을 사실상 포기해왔던 자사·특목고도 ‘지분’을 넓힐 수 있게 된다.

 

거꾸로 말하면 일반고는 ‘마지막 보루’로 여겨왔던 수시모집에서도 불리한 입장에 놓인다는 것이다.

 

만일 일반고가 이를 의식해 시험 난이도를 낮추거나 정답을 학생들에게 미리 알려주는 등의 ‘내신 부풀리기’를 시도한다면 대학은 내신을 신뢰하지 않게 된다. 그렇게 되면 사실상 ‘본고사’와 ‘고교 등급제’가 다시 등장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어떤 방향으로 흐르든 일반고에게는 불리한 상황이 되는 셈이다.

 

이 같은 우려 때문에 현재까지는 대학 입시에 내신 절대등급이 활용되지는 않고 있다. 지난해 고1 학생들은 절대등급과 함께 기존의 9등급제 내신 성적도 받았다. 절대등급을 대학 입시에 활용할지 여부는 올해 결정될 전망이다.

 

송모남 전북도교육청 대입진학상담실 교사는 “멀리 봐서는 절대평가가 좋지만 결국 대학 본고사를 부추길 우려도 있다”면서 “현실적으로 일반고를 살리려면 현행 9등급제로 그대로 가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권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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