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행정업무 넘쳐 연구·동아리 활동 어려워" / 전북교육청 "수요일 공문 발송 가급적 자제 노력"
전북도교육청이 올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회의·출장 없는 날’이 교원들의 연구·동아리 활동에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되고 있지만, 여전히 공문과 행정업무의 양이 줄지 않아 효용이 반감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도교육청은 이번 학기부터 매주 수요일을 ‘배움과 성장의 날’로 지정하고 이날에는 본청 및 직속기관에서 교원들에 대한 회의 소집 및 출장 요구를 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잦은 회의 참석과 출장으로 인해 같은 학교 내에서도 교원들이 서로 모여 이야기하거나 동아리·연구 활동을 할 수 없다는 데서 나온 대책이다.
실제로 한 농어촌 소규모 초등학교 관계자는 “수요일을 협의회나 연수 쪽으로 학교 내부적으로 이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고, 도시 지역의 한 중학교 관계자는 “전체 직원회의를 수요일에 하는데, 교원 화합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문과 행정업무의 양이 줄어들지 않아 실질적으로 수요일을 활용하기가 어렵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도시 지역의 과밀 학교들에서 이 같은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도시 지역의 A 초등학교 관계자는 “일단 출장을 부르지 않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행정업무가 넘쳐 수요일에 동아리 활동을 할 수가 없다”면서 “하루 평균 20~30개씩의 공문을 처리하는데, 수요일에라도 공문이 안 와야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 중학교 관계자는 “학교는 ‘공문 하수종말처리장’이다”면서 “회의는 없앨 수 있지만 공문을 없앨 수는 없다. 학교라는 시스템 내에서는 활동할 시간이 안 나온다”고 말했다.
또 C 초등학교 관계자는 “출장·회의가 없는 것은 맞지만 공문의 양이 여전해, 공문 보다 하루가 다 간다고 보면 된다”면서 “교사 동아리 활동도 이뤄지고는 있지만 선생님들이 늦게까지 남아 업무처리를 하는 상황이라 실질 참여율은 그렇게 높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불만은 지난 23일 도교육청이 발표한 교육정책 만족도 조사 결과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지난해 11월 도내 학생·학부모·교사 1만1044명을 대상으로 오프라인 설문조사 방식으로 진행된 해당 조사에서 ‘교원행정업무경감’ 분야에 대한 교원들의 만족도가 평균 5.87점(10점 만점)에 불과했다. 모든 항목을 통틀어 가장 낮은 점수였다.
이런 상황에 대해 도교육청 교육혁신과 관계자는 “수요일을 회의·출장 없는 날로 지정하면서 공문을 보내지 말라는 언급은 하지 않았는데, 이 부분을 놓친 것 같다”면서 “수요일에는 공문 발송도 가급적 자제하는 쪽이 취지에 맞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앞으로 모니터링을 통해 수요일에는 가급적 긴급한 사항이 아니라면 공문을 발송하는 것도 자제하도록 조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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