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이 유일한 우리나라로서는 부러운 성과가 아닐 수 없다. 눈여겨보게 되는 것이 있다. 일본 노벨상 수상자들의 면면이다. 특히 2014년 물리학상을 수상한 나카무라 슈지, 2015년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오무라 마사시, 그리고 올해 수상자인 오스미 요시노리까지 근래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들의 경력은 더욱 흥미롭다.
나카무라 교수는 지역 중소기업에 다니던 평범한 엔지니어 출신이다. 대학 역시 일본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꼽히는 시코쿠의 도쿠시마 대학을 졸업했다. 그는 니치아화학공업에 들어가 다른 사람들이 하던 방식으로 제품을 만들다 입사 10년 만에 새로운 길을 선택했다. ‘어려워서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시작한 것이다. 80년대 후반 당시만 해도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청색 LED 제품이었다. 고군분투하며 연구에만 여러 해 몰두했던 그는 결국 1993년 청색 LED 제품화에 성공했다.
오무라 교수는 야간고등학교 교사 출신이다. 야마나시의 지방대를 졸업, 도쿄 도립 스미다공고 야간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하는 학생들로부터 자극을 받은 그는 5년 만에 대학원 석사과정에 입학해 연구자의 길에 들어섰다. 그 역시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열대지방 풍토병인 강변실명증의 결정적 치료 물질인 항생제 이베르멕틴 개발이 그 결실이다.
올해 수상자인 오스미 교수도 남다른 길을 걸어왔다. 그도 다른 연구자들이 외면해왔던 분야를 연구하다 마흔네 살 늦은 나이에 도쿄대 조교수에 임용됐다. 도쿄대는 대학에 몸담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선망하던 곳이지만 그는 8년 만에 자신의 연구를 위해 시즈오카 국공립공동연구기구인 기초생물학연구소로 직장을 옮겼다. ‘오토파지’ 현상을 연구,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질환이나 암과 당뇨의 예방과 치료에 새로운 문을 연 그의 업적 역시 다른 사람들이 외면한 분야에서 빛을 냈다.
‘남들이 하지 않는 것, 남들과 다른 것을 하라.’ 이들이 전하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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