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졸음버스' 대참사, 남의 일 아니다 ② '격일제 폐지' 합의했지만…] 노사 '1일2교대' 찬성…도입시기·방안 빨리 결정해야

전주시 "근로조건·급여체계 바뀌어 강제 못해" / 노동시간 예외 둔 근로기준법 특례 폐지 목소리

버스 운수업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공익사업으로 평가받지만 버스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에 시달려왔고, 사회적으로도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특히 근로시간 특례 조항으로 인해 장시간 노동이 당연시되고 운전자의 건강 뿐 아니라 교통안전도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수년에 걸쳐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고 난 지금에야 버스 운전기사들의 노동 현실이 관심을 받는 상황이다.

 

전주 시내버스 1일 2교대도 하루 이틀의 문제는 아니다. 노조와 시민·사회단체는 격일제 근무로 인한 폐해를 해결할 방안으로 1일 2교대제를 요구해왔다.

 

19일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양대 노조 모두 “전주시 측에 1일 2교대제를 찬성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노조뿐 아니라 전주시와 버스회사들도 1일 2교대 도입에 찬성하고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도입 논의가 이뤄진지 2년이 다 되도록 실질적인 시행은 요원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버스의 관리·감독 권한이 있는 전주시가 무능한 것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노사가 임금·단체 협약(임단협)에서 1일 2교대를 협상 카드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12일 전주시민회는 성명을 통해 “전주시가 버스회사에 200억 원이 넘는 금액을 지원하면서도 버스 회사를 제대로 지도 감독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전주시민회 관계자는 “시내버스를 지도 감독할 권한이 있는 전주시의 책임으로 불특정 다수의 시민이 피해를 입는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운전기사들이 하루 평균 17.5시간 시내버스를 운행하는 상황에서 전주시민의 안전과 시내버스 불친절 문제, 버스 노동자들의 인권문제를 해결하려면 1일 2교대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주시가 버스회사에 지급하고 있는 재정지원에 대해 불이익 처분을 내리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전주시는 사측과 노조 모두 1일 2교대 시행에는 합의했고, 시행 과정에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버스 회사와 노조에 1일 2교대 도입을 강제할 권한이 전주시에 없음을 분명히 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1일 2교대제 시행은 근로조건과 급여체계가 바뀌는 부분이기 때문에 시에서 강제할 권한은 없고 노사가 합의하는 방법밖에 없다”며 “시에서 협상 테이블은 만들었으니 노사가 합의하도록 독려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도입 논의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전주시내버스공동관리위원회 관계자는 “60년간 진행된 격일제가 하루아침에 바뀔 수 없다”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들어서야 1일 2교대 논의가 협상 테이블에 올라온 상황”이라며 “논의 자체는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버스 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을 방지할 근본적 해결책으로 근로기준법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근로기준법 제50조에 ‘1일의 근로시간은 휴게 시간을 제외하고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이 원칙은 같은 법 제59조(근로시간의 특례)에서 ‘운수업’을 적용 대상에서 배제하면서 유명무실한 상태다. 버스회사와 노조가 서면으로 합의만 하면 18시간이든 20시간이든 운행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19일 성명을 통해 이 같은 특례조항의 폐지를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살인적 장시간 노동이 버스업계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질 수 있는 것은 운수업계 노동시간 규제에 예외를 둔 근로기준법 특례 조항 때문”이라며 “특례 조항 자체를 즉각 폐기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국회에 이 같은 근로기준법을 개정하기 위한 개정안이 상정돼 버스 노동자들의 근로 시간 축소가 가능할 지 주목된다. 전주시도 노사의 협상이 법 개정으로 쉽게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근로기준법 개정안 통과를 바라는 상황이다.

 

노사정 모두가 찬성하는 버스 1일 2교대제가 언제쯤 도입될 수 있을지 시민들이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 <끝>

관련기사 ['졸음버스' 대참사, 남의 일 아니다 ① 전주 시내버스 운전기사 실태] 하루 17시간 50분 격일제 근무…1일 2교대제'터덕'
천경석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李대통령, 외교 ‘강행군’ 여파 속 일정 불참

스포츠일반[제37회 전북역전마라톤대회] 전주시 6시간 28분 49초로 종합우승

스포츠일반[제37회 전북역전마라톤대회] 통산 3번째 종합우승 전주시…“내년도 좋은 성적으로 보답”

스포츠일반[제37회 전북역전마라톤대회] 종합우승 전주시와 준우승 군산시 역대 최고의 박빙 승부

스포츠일반[제37회 전북역전마라톤대회] 최우수 지도자상 김미숙, “팀워크의 힘으로 일군 2연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