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태권도 메카 되기 위해 열차 연결도 고려돼야 / 참여하는 집행위 만들고 각종 위원회 활성화 통해 다양한 의견 반영할 계획
지난 6월 24일부터 30일까지 무주에서 펼쳐진 ‘2017 무주W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는 단일 종목임에도 역대 최고 규모인 183개국 1768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데다 대회 운영이 매끄럽고 참가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는 등 여러 면에서 ‘대성공’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회 사상 처음으로 개최국 대통령인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해서 평창 올림픽에 북측 선수들의 참가와 남북단일팀 구성을 제안했고, 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을 비롯한 10명의 집행위원들이 방문한 것도 매우 이례적이었다. 대회를 주최한 세계태권도연맹(WT) 조정원 총재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무주대회가 매우 성공했다는데 대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회의 주최자로서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또 대회성공의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선수단의 규모를 떠나서 경기운영 등에서도 첨단IT가 접목된 매우 성공적인 사례였습니다. 세계대회는 꾸준히 수준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2012년 런던대회, 2013년 멕시코대회에 대한 평가가 매우 좋았는데, 2015년 러시아 첼랴빈스크대회는 더 완벽했습니다.
우리에겐 준비기간이 불과 2년밖에 안됐기 때문에 ‘태권도 종주국에서 창피를 당하는 것 아닌가’ 내심으론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정부에서부터 전북도, 무주군 등의 자치단체 모두가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힘을 모아줬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태권도원 시설에 대한 찬사도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많은 참가자들이 무주 태권도원의 완벽한 시설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감탄을 쏟아냈습니다. 특히 바흐 IOC위원장과 10명의 집행위원들은 단일 종목으로 이처럼 좋은 시설을 갖추고 있다는데 대해 대단히 부러워했습니다. 태권도원과 무주군이 잘 협의해서 이번 대회를 통해 부상된 태권도원의 인기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서 지역경제에 더욱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태권도 외적으로 살펴보면 무주군이 마련한 ‘마을로 가는 축제’ 등에 대한 외국 참가자들의 호응이 매우 좋았다고 들었습니다. 지역문화 콘텐츠와 대회가 완벽하게 결합된 사례로 도시지역이 아닌 시골 무주군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비가 안 오고 날씨도 많이 도왔던 것 같습니다. 그런 것들이 지역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지요.”
-무주 태권도원이 명실상부한 태권도의 성지라는 상징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국기원이 태권도원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더민주 김춘진 도당위원장도 최근 이를 공식적으로 주장했습니다.
“다른 기관의 일에 대해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우리는 지난해 세계태권도연맹(WT) 아카데미를 태권도원에 설치하기로 협약을 맺고 세계태권도 중앙훈련센터 현판식도 가졌습니다. 앞으로도 국제심판 교육이나 코치교육 등을 태권도원에서 계속할 계획입니다. 외국 학생들이 지역에 상주하면서 태권도를 익히고 공부도 할 수 있도록 태권도 대학원 대학교를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 협의하고 있습니다.”
-무주는 한반도의 배꼽에 위치해 있어 지방이라고는 하지만 접근성이 그리 떨어지지 않는데도 수도권에서의 심리적 거리는 상당한 듯 합니다. 이번 대회 때도 외국에서 온 사람들은 무주의 자연환경과 문화체험 등에 대해서 매우 환호한 반면, 국내에서는 일부 불만도 나왔다고 들었습니다.
“(수도권)시내를 빠져나가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가깝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태권도원은 앞으로 20년, 30년 더 가야하고 더욱 발전해야 합니다. 전 세계 태권도인들이 찾는 태권도의 메카가 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는 대전이나 전주에서 열차가 연결되는 것이 바람직하고, 단기적으로는 고속도로IC에서 입구까지 진입로가 개선돼야 합니다.”
-이번 대회 때 ITF(국제태권도연맹) 시범단이 태권도원을 찾았고, 9월에는 세계태권도연맹(WT)이 창설된 지 44년 만에 처음으로 시범단이 평양을 방문합니다. 어떻게 준비하고 계신지요?
“남북관계가 매우 경색된 상황에서도 ITF 시범단이 무주에 올 수 있었던 것은 오직 태권도이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장웅 IOC위원장(ITF 명예총재)이나 리용선 ITF 총재하고는 오래전부터 얼굴을 보고 지냈습니다. 그쪽에서 먼저 세계태권도연맹(WT)과 기구통합을 제안했으나, 오랜 세월 동안 서로 단절돼 지내다 보니 기술의 구성이 서로 달라져서 우선적으로 품새 통합을 추진키로 했습니다. 그러나 이 마저도 여의치 않고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러다가 2014년 3월에 양측이 다시 만나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부터 하자’는데 공감하고, ‘주최 측의 룰에 따른다면’ 선수들이 자유롭게 대회에 출전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IOC위원장도 이에 찬성해서 교차출전을 허용하는 협정의향서를 체결했습니다. 이번에 ITF 시범단이 무주를 방문한 것은 서로 간의 약속을 지킨 것으로 매우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세계태권도연맹(WT)의 경기방식이 너무 수비 위주여서 재미가 없다는 지적이 그동안에도 많았습니다. 다행히 이번 무주대회에는 바뀐 경기규칙을 적용해서 적극적인 공격을 유도했고, 상당히 성공했다는 평가입니다. 앞으로도 공격적인 부분은 계속 살려나간다는 방침인지요?
“경기가 재미없다는 것은 우리나라 선수들만 그런 것 같습니다. 어려서부터 너무 성적에만 매달리다보니 방어적이고 득점 위주로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계 대회를 보면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0.3초를 남겨 놓고 역전우승을 하는 경기도 봤습니다. 매우 박진감 넘치고 관중들의 반응도 좋습니다.”
-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프로태권도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실제 몇 차례 시도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연내에 프로대회가 열린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내용인가요?
“세계태권도연맹이 프로경기의 일종으로 그랜드 슬램 시리즈를 새롭게 시작합니다. 많은 상금도 내걸고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와 세계선수권대회 등 주요 대회 챔피언들을 초청해서 경기를 합니다. 경기 룰을 따른다면 가라데나 유도 이종격투기 주짓수 등 다른 종목 선수들도 참가할 수 있습니다. 물론 ITF도 마찬가지입니다. 우승자에게는 많은 상금과 함께 2020년 동경올림픽 출전자격도 자동으로 부여합니다. 재미없는 경기는 올림픽 종목이 될 수 없습니다. 당장 동경올림픽 때는 시범종목인 가라테와 경쟁을 하게 됩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해야 합니다”
-무주대회 기간 중에 4년 임기의 총재로 다시 선출되어 5선에 성공하셨는데, 소감과 앞으로의 발전 비전을 밝혀주시죠.
“앞서 말했듯이 우리는 계속해서 변해야 합니다. 내 자신부터 변화하고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우리의 희생 없인 안됩니다. 전 세계 태권도인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실제로 참여하는 집행위를 만들고 각종 위원회를 활성화해서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겠습니다.”
● 조정원 총재는
조정원 총재(70)는 국제정치학 박사로 10, 11대 경희대 총장을 지냈으며, 2004년부터 현재까지 14년 동안 세계태권도연맹(WT) 총재를 맡고 있다.
체육계에서는 한국대학탁구연맹 회장과 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조직위원회 위원, 2014 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부총재 등을 지냈으며, 현재는 한국올림픽성화회 명예회장도 맡고 있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