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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바람·안개·바위·흙 알갱이 한 톨까지… 화폭에 품은 섬진강 25년

송만규 개인전, 소리전당서 섬진 8경 주제 24미터 대작 등
이달 31일 ‘작가와의 대담’도

송만규 화백이 섬진강에 붓을 담가온 지 25년. 1980년대 민주화투쟁으로 수배를 당하기도 했던 송 화백에게 아무런 대가없이 곁을 내어준 곳이다.

처음에는 물결, 바람결, 물안개까지 섬진강의 모든 것을 오롯이 담고 싶었다. 온갖 들꽃과 엉키고 기댄 바위, 물기를 머금은 흙 알갱이 한 톨에도 매료됐고, 조금 더 섬세하고 다양한 섬진강의 모습을 담는 데에 집중했다.

강과 함께 한 시간이 길어질수록 섬진강이 거대한 하나의 생명력으로 보였다. 근작들은 대부분 굴곡의 기다란 물줄기를 품고 있다.

섬진강의 25년 변화와 역사, 그 안에 녹아든 송 화백의 철학이 대중에게 공개된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23일부터 4월 5일까지 ‘송만규 섬진팔경 초대전’을 연다. 개막식은 23일 오후 5시. ‘작가와의 대담’은 31일 오후 3시.

▲ 송만규 작품 ‘붕어섬’
▲ 송만규 작품 ‘붕어섬’

전시에는 한국화 총 32점이 걸린다. 새벽강가의 운무와 물방울들, 그리고 사시사철 변해가는 강물의 움직임을 그려낸 송만규 식 섬진팔경이 담겼다. 임실 붕어섬과 구담마을, 순창 장구목, 전남 구례 사성암과 지리산에서 내려다본 풍경, 전남 광양 무동산, 경남 하동 평사리와 송림 공원 등이다.

전시장 한쪽 벽을 길게 감싼 폭 20미터, 24미터에 이르는 대작은 마치 강변을 걷는 기분을 준다. 특히 가장 긴 24미터 작품을 온전히 펼친 전시는 처음이다.

▲ 송만규 작품 ‘구례 사성암에서 가을’
▲ 송만규 작품 ‘구례 사성암에서 가을’

송 화백은 “매일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줄기를 바라보며 묵자의 겸애사상 또는 예수 정신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한방울의 물이 가만히 멈춰 있다면 증발하고 말겠죠. 하지만 몸을 낮춰 내려가면 물줄기가 돼 도랑을 이루고, 계곡이 되고 강물이 됩니다. 자꾸 낮은 곳으로만 흘러가는데 오히려 큰 바다가 되고 자유를 만끽하게 되죠. 인간의 대동 사회를 이룰 수 있는 ‘물의 행진’, 제가 섬진강에서 깨달은 삶의 이치랄까요.”

그의 작품 안에는 섬진강에 기대어 살아 온 사람들의 삶과 강물에 온 생애를 부비며 사는 자연의 풍요로움이 담겨있다.

섬진강의 물이 마르지 않기에 계속 그릴 수밖에 없다는 송 화백. 그러나 자연 훼손에 대한 경각심도 알렸다. “꾸준히 곁에서 지켜본 결과, 4대강은 물론 섬진강도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망가지고 있다”며 “신중한 보존 위주의 정책 결정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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