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도 유권자들은 지방선거에 별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무관심하거나 그놈이 그놈이라는 식의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는 건 유권자로서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다.
5월 10일은 유권자의 날이다. 선거의 의미를 되새기고 투표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2012년 중앙선관위가 제정한 법정기념일이다. 우리나라 최초로 민주적 선거가 실시된 1948년 5월 10일 국회의원 총선거를 기념해 선정됐다.
굳이 유권자의 날을 제정한 것은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통해 국민의 주권의식을 높이고 나아가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목적일 터이다. 유권자들이 선거에 너무 무관심하기 때문에 유권자의 주권의식을 일깨우기 위한 것이겠다.
지난 18대 대선을 앞두고 주목받는 드라마가 있었다. ‘프레지던트’라는 20부작 드라마다. ‘대학생과의 간담회’에서 대통령 경선 후보로 나선 최수종의 명대사가 당시 SNS를 달궜다.
“학생1 : 청년실업의 책임이 청년들에게 있다고 하셨나요? 최수종 : 상당 부분 그렇습니다. 학생2 : 그런 무책임한 말씀이 어디 있습니까. 정치권과 정부의 무능 때문이지, 그게 왜 대학생들 책임입니까? 아무리 스펙을 쌓아도 취업이 하늘의 별따기라는 말입니다. 대학생들한테 사과하세요. 최수종 : 내가 왜 사과를 해야죠? 대통령은 누가 만듭니까? 학생3 : 그야 국민이죠. 최수종 : 지성인답게 보다 정확하게 이야기하세요. 정말 국민입니까? 학생4 : 당연하죠. 최수종 : 틀렸어요. 대통령은 ‘투표하는 국민들’이 만드는 겁니다. 정치인은 표를 먹고 삽니다. 세상에 어느 정치인이 표도 주지 않는 사람을 위해 발로 뜁니까? 청년실업 해소, 일자리 수십만개 창출 그러나 실제로는 어떻습니까? 왜 그럴까요? 여러분들이 정치를 혐오하기 때문입니다. 투표 안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이든 어르신들이 지팡이 짚고 버스 타고 읍내에 나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때 지성인이라고 자처하는 여러분들은 산으로, 강으로 놀러갔습니다. 영어사전은 종이째 찢어먹으면서 손바닥만한 선거공보에 눈길 한번 주지 않았습니다. 투표를 하지 않는 계층은 결코 보호받지 못합니다. 투표하십시오.”
이 사례처럼 선거에서 의사표시를 하지 않으면 무시당하기 마련이다. 지방선거에서는 지역의 문제들 이를테면 관광과 인구감소, 일자리, 교육현안, 교통 지정체 현상, 쓰레기 처리, 미세먼지 대책 등 당면한 것들을 놓고 쟁점화하고 방향성을 모색할 때 의미가 있다. 거대담론보다는 지역 어젠다가 중요하고 어느 정당, 어느 후보가 합당한 해결방안을 갖고 있는지 눈여겨 볼 일이다.
요즘 정치는 유권자들이 추동시킨다. SNS가 활성화된 탓이다. 유권자가 나태하면 훌륭한 정치인도, 좋은 정치도 기대할 수 없다. 정치는 유권자 수준을 반영하기 마련이다. 유권자들이 깨어있지 않으면 지역발전도 담보할 수 없고 주민들의 미래도 우중충할 수밖에 없다. 무관심하거나 투표하지 않는 유권자는 정치인들한테 책임을 물을 자격도 없다.
유권자는 선거 때만 갑(甲) 대접을 받는다. 선거가 끝나면 당선자가 갑이 되고 유권자는 을(乙)이 되고 만다. 이제부터라도 눈을 부릅 뜨고 갑질 한번 제대로 해보는 거다. 정치인이라고 하는 상품의 선택은 오로지 유권자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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