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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간과 평양 시간

▲ 소용호 옥전 지리·역리연구소장
지난 4월 27일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표준시를 서울의 표준시로 통일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져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북한의 표준시간은 우리보다 30분이 늦다. 우리는 일본과 같으며, 영국은 우리보다 9시간이 늦고 독일은 8시간이 늦다. 중국과 타이완은 1시간이 늦다. 세계 각국의 표준시간은 자오선 즉, ‘동경 몇 도냐’에 따라 결정된다. 우리나라 표준 자오선은 동경 127.5도이고, 일본은 동경 135도이며, 중국은 120도(홍콩 기준)이다.

 

실제 자오선 동경을 기준으로 하면 일본은 우리보다 30분이 빠르고, 중국은 30분이 늦다. 역리학에서는 이것을 ‘진태양시(眞太陽時)’라고 한다. 진태양시는 정오(正午)가 기준이다. 즉, 하루 동안 꽂아놓은 막대의 그림자가 가장 짧을 때(막대 꽂은 자리와 그림자가 거의 일치함)가 정오가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1961년 8월 10일 이전까지는 일본보다 30분 늦은 진태양시를 표준시로 썼다. 일본과 같이 30분을 앞당긴 것은 당시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었다고 전해진다. 박 의장이 집무실에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모든 공직자와 회사 직원 등 전 국민이 아침 9시에 출근해 하루를 시작하는데, 그때는 이미 해가 중천이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해 일본과 같이 30분을 앞당긴 시간을 표준시로 썼다는 것이다.

 

그래서 현재 역학계에서는 오(午)시를 낮 11시 30분에서 1시 30분까지로 친다. 원래 오(午)시는 낮 11시에서 1시까지이다. 그러나 이는 진짜 태양시가 아니기 때문에, 실제 낮 11시 20분에 출생한 아이는 오(午)시 생(生)이 아니고 사(巳)시 생으로 친다.

 

이것을 좀 더 정확히 따지자면,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 예를 들면 오(午)시 기준이 서울·전주·광주는 낮 11시 32분부터 1시 32분까지이며, 대전·남원·순천은 낮 11시30분, 춘천·충주·진주는 11시28분, 대구·속초·진해는 11시 26분, 울산·포항·영덕은 11시 22분이다. 자오선 차이가 나는 이유다.

 

지도상 서울·전주·광주는 동경 127도이며, 대전·남원·순천은 127.5도이다. 그리고 춘천·충주·진주는 128도이며, 대구·속초·진해는 128.5도이다. 각각 0.5도 차이가 나는 것이다. 360도를 24시간으로 나누면 15도이다. 즉, 15도 차이가 1시간의 시차가 발생하고, 7.5도는 30분, 0.5도는 2분의 시차가 난다. 이 밖에 서머타임이 실시됐던 해도 시간차를 조정해야 한다.

 

어쨌거나 자오선을 적용한다면 지금보다 30분이 늦어야 진태양시를 표준시로 쓰게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북한이 진태양시를 쓰고 있는 셈이 된다. 하지만 북한이 우리 시간과 통일하겠다고 하는 것은 그만큼 통일의지를 강하게 표현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언젠가는 우리가 원래대로 30분이 늦은 진태양시를 표준시로 쓸 때가 올 것이라고 믿는다. 누구를 따르고 안 따르고를 떠나 그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세계 모든 나라가 자오선을 기준으로 표준시를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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