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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신문배달로 어렵게 모은 돈, 장학금으로

부안군 평교리 유창일 씨
백산 중·고에 1억원 전달
학교측, 명예졸업장 수여

▲ 14일 부안 백산중·고등학교 강당에서 유창일 씨가 50여년간 신문 배달로 모은 1억 원을 학교에 장학금으로 전달한 후 정하영 백산고 교장 등 교직원과 학생들이 모인 가운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저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습니다. 그게 가슴에 응어리져 있었는데 이제 그 한을 풀게 됐습니다”

10대 때부터 50여년간 신문 배달을 하며 알뜰하게 모아 온 1억 원을 지역 중·고등학교 장학금으로 쾌척한 유창일 씨(80·부안군 백산면 평교리 외거) 사연이 지역 사회에 훈훈한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2시 백산중·고 강당에서 정하영 백산고 교장 등 교직원과 전교생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장학금 기증식에서 유씨는 정하영 백산고 교장과 이중배 백산중 교장에게 각각 5000만 원씩 총 1억 원의 장학금을 “지역 인재양성을 위해 써달라”며 전달했다. 이날 장학금은 지난 2016년에 별세한 부인 양석순(당시 75세)씨와 공동명의로 기탁됐다. 유씨의 장학금 기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2년에도 백산중·고에 장학금 1200만원을 기탁했으니, 모두 1억 1200만원의 장학금을 내놓은 셈이다.

올해 80세인 유씨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한 게 한이 맺혀 평생 모은 돈을 학교에 장학금으로 내놓게 됐다”며 “백산중·고 학생들은 학비 걱정 없이 학업에 정진해 앞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가는 인재로 성장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백산 중 이중배 교장은 “오늘이 교직 30년 동안 가장 감격스러운 날”이라며 “유창일·양석순 부부가 기탁한 장학금을 소중하게 쓰겠다”고감사했다. 정하영 백산고 교장은 “제가 6살 때 처음으로 신문배달 하시는 유창일 선생님을 보았다”며 “어려웠던 생활을 극복하고 팔순을 맞아 이렇게 큰 돈을 장학금으로 기탁한 유 선생님의 뜻을 기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학교측은 이날 고마움의 표시로 유창일씨에게 백산중학교 명예졸업장을 수여했다. 유씨가 가난 때문에 배움을 포기해야 했던 한을 풀어준 것이다.

유창일씨는 백산면 소재지에 살면서 1954년부터 2003년까지 약 50여년 동안 백산면 일대에 신문을 배달하며 성장하고, 가정을 꾸려왔다. 당시 유씨는 현재의 집에 ‘신문지국’을 개국, 신문을 배달했다. 요즘처럼 뉴스 접하기가 힘들던 시절인지라 독자들은 새로운 소식을 가져다 주는 유씨를 항상 반겨 맞았다. 유씨는 지난 2003년 50여년 이상 꾸려온 신문보급소 일을 그만 두었다.

양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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