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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당선자들, 향후 4년 어떻게 보낼 것인가

▲ 윤충원 전북대학교 명예교수
드디어 지방선거가 끝나고 여러 직함을 가진 당선자들이 확정되었다. 축하드린다. 자유민주주의체제 하에서 유권자들로부터 다수의 표를 얻어 당선된다는 것은 자신의 뜻을 펴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의 영광일 뿐만 아니라 유권자들도 축하의 박수를 보낼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선자들에게는 지금이야말로 승리에 도취해 있을 때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또 필자는 이 지역에서 나이를 먹은 사람 중의 한 사람으로서 각층의 지방선거 당선자들에게 간절한 마음으로 몇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바가 있다.

 

무엇보다도 당선자들은 선거가 끝난 후에도 선거운동할 때처럼 주민들에게 제발 겸손한 마음과 자세를 가지라는 말부터 하고 싶다. 선거 때만 유권자들을 향해 엎드려 절하지 말고 그 뒤로도 마음이 한결같아야 한다. 사실 당선자들이 자신의 지역구에 자기보다 훨씬 유능한 유권자들이 부지기수로 많다는 사실을 안다면 언제나 저절로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또 당선자들 중에는 태풍처럼 불어닥친 특정 정당의 일시적 인기 덕에 당선된 사람도 많다. 그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 바람에 어부지리를 얻었음에도 승리감에 젖어 우쭐댄다면 얼마 못 가 비슷한 태풍에 떠밀려 정치생명을 다할 수밖에 없다. 승리자라기보다는 이제 되고 싶었던 지역주민들의 종이 되었구나 하고 긴장해야 한다.

 

또한 당선자들은 지금부터야말로 자신의 공약과 진정 지역주민들이 염원하는 바를 어떻게 실천해 나갈 것인지 원점에서부터 세밀하게 검토해 나가길 바란다. 입후보자들은 선거운동 기간 인기에 영합해 실현가능성도 따지지 않고 구호만 외쳐대는 사람이 많다. 이제는 마음을 가다듬고 무엇을 어떻게 실천해 나갈지 구체화해 나가는 것이 급선무다.

 

그뿐만 아니다. 당선자들은 제발 어느 직을 자신의 전유물로 생각하지 말고 이번 한번만, 정말 길어도 두 번 정도만 지역주민의 공복으로서 또는 대표자로서 봉사한다는 생각을 굳게 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사실 4년만으로도 역량을 발휘하는 데 충분한 기간이다. 우리사회에는 유능하고 제대로 된 지도자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비록 어느 누가 한두 차례 당선되어 훌륭한 업적을 남겼다고 하더라도 다음 선거에서도 자기가 선출되어야 한다고 아집을 부리는 것은 지역주민들을 무시하는 것이다. 더구나 선거직은 평소 구직을 못해서 밥벌이하러 나가는 직책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주민들에 대한 봉사직이요, 공(公)을 위해 사(私)를 희생하는 자리다.

 

투표에 관한 정치·경제 분야 연구들을 보면 민주주의 정치체제 하에서 입후보자들은 본능적으로 재선을 위해 행동한다는 것이 실증되고 있다. 그러나 그런 행동이 결코 옳다는 것이 아니라 팩트(사실)를 지적한 것뿐이다. 그렇듯 입후보자들은 본능적으로 몇 번이고 더 하고 싶은 유혹에 빠져들기 쉽다. 그러나 그럴 때 이것저것 생각 말고 과감하게 탈탈 털어버려야 한다. 오히려 이전의 경험을 살려 다른 분야에서 훌륭한 봉사자가 되어 평생을 존경을 받으며 살길 바란다. 유럽의 대다수 지자체 당선자들은 임기가 끝나면 평범한 동네 아저씨로 주민들의 다정한 친구가 되어 여생을 즐기며 지낸다.

 

지방선거 당선자들이여, 그대들은 그렇게 멋진 정치인이 될 수 있는 용기를 갖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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