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것 만들어내기보다는 기존 사업 재정립·완성 주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투명 운영·지역민 환원계획도 귀농·귀촌인 성공 정착 위해 주기별 지원 체계 마련할 것
그는 회의와 업무결제를 간략하게 마치면 사무실보다 매일 농어촌 현장에서 도내 농어민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 최근 농어촌공사 전북지역본부에서 만난 박 본부장은 수많은 현장 근무로 인해 검게 그을린 얼굴이었다. 그를 만나 올해 중점 계획과 전북 농어촌의 현실에 대해 들어봤다.
-거의 매일 도내 전역을 누비는 일정을 소화하고 계시는 것으로 압니다. 최근 반년 간 현장에서 지켜본 우리 농어촌의 현실은 어떠했습니까.
“본부장이 현장을 찾지 않고 농어촌 지원책을 펼치는 것은 탁상공론에 불과하지요. 제가 지켜본 전북 농어업과 농어촌은 점점 더 어려운 시기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성장은 정체되었고 도농 간의 소득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죠. 농어촌 고령화와 마을 공동화가 심해질수록 전북지역경제는 침체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땅과 바다에서 일할 미래 농어업을 이끌 후계 인력 확보도 쉽지 않은 현실입니다.”
-본부장님 말씀을 들으니 전북지역 농어촌의 현실이 녹록치 않음을 느낍니다. 그럼에도 우리 농어촌에서 희망을 찾는 사례들도 있을 거라 생각되는데요.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적 흐름 속에서 급속한 기후변화나 4차 산업혁명 등은 다시 눈길을 농어업에 돌리게 하고 있는 요인입니다. 과거, 식량의 안정적인 공급 기능이 중시되었다면, 지금은 환경 보전, 휴양과 치유, 미래형 산업으로서 일자리창출과 행복한 주거 공간 조성 등 농어촌의 공익적인 가치가 재평가되어 국민들로부터 새롭게 인식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4차 산업 혁명기술의 도입과 농어업의 융·복합 산업이 확산되면서 지역 공동체가 주도하는 창의적인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는 것은 희망적인 부분입니다.”
-올해 가장 역점에 두고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이 있다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 보다는 기존의 사업을 재정립하고 완성시키는 데 주안점을 둘 계획입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너무 많은 사업을 벌이거나, 사업내용이 자주 개정되면 정책수혜자인 농어민들의 혼란도 클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농어촌공사의 미션은 분명합니다. 기후변화에도 농민이 안심하고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농지의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죠. 저는 이 같은 공사 본연의 역할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유 수량을 물이 부족한 지역에 연결하는 물길 잇기, 밭 기반 정비, 맑은 물 공급사업 등이 가장 핵심 사업이라고 봅니다.”
-농어촌 공사가 새롭게 추진하는 사업도 있을 텐데요.
“물론입니다. 수상태양광 발전에 주력하고자 합니다. 이것은 전북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고 공사 전체에 해당하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수상태양광 발전 확대로 친환경에너지 정책에 부응하고, 농어촌에 새로운 일자리와 소득원 창출, 생활서비스 확충을 통한 농어촌 정주 공간 개선에도 앞장선다는 계획입니다. 공사가 보유한 저수지의 수면을 활용한 수상태양광 발전은 새로운 부지를 개발하는 데 드는 비용과 환경훼손이 없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태양광 사업은 물론 주민이 필요한 사업을 발굴, 정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태양광 사업은 자칫 농가의 수익보단 관련 업자들의 배만 불린다는 비판도 팽배했습니다. 실제 감사와 수사결과 관련자들이 무더기로 적발된 사례도 있고요.
“우리가 하고자 하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공사에서 소유·관리하고 있는 유휴부지와 저수지 등 농업생산기반시설을 최대한 활용하자는 게 골자입니다. 여기서 나온 수익금은 다시 농어촌 유지관리 사업에 재투자함으로써 장기적으로는 국가재정 부담을 경감시키고, 농업인의 영농편의를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죠. 물론 투명하게 운영하고, 사업의 수익 전액은 유지관리비용에 투자할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발전소 주변지역 주민을 위한 환원 계획도 마련 중입니다.”
-지난해에는 전국적인 가뭄에 농민들의 어려움이 컸습니다. 충분할 것으로 예상됐던 전북지역 저수율도 위태위태했죠. 올해는 안심할 수 있을까요.
“우리 전북본부는 도내 농업인들이 가뭄에 대한 걱정없이 농사지을 수 있도록 지난해 수확이 끝난 뒤부터 용수 확보에 전력을 다해왔고, 현재 용수공급에 큰 어려움이 없다고 자부합니다. 그러나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을 최악의 상황도 미리 고려하고 있음을 말씀드립니다. 본부는 이달 말까지 강우량이 평년의 30% 수준까지 될 것으로 가정하고 물 대책을 세워 왔습니다. 여기에 가장 고갈이 빠를 것으로 예상되는 저수지를 분석해 저수지별로 특별대책을 마련한 상황입니다. 다행히 올해는 강우량이 적정해서 물 공급이 작년처럼 어렵진 않으리라고 전망됩니다.”
-물 관리 데이터 제시가 점점 정확해지고, 공사도 물 관리에 더욱 자신감을 갖고 계시다는 느낌입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우리나라 영농급수를 110년 간 관리해왔습니다. 그만큼 빅데이터가 많이 쌓여있죠. 기술의 발달로 오차율도 적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가 끝나시고, 바로 현장으로 달려가시는 걸로 압니다. 그만큼 직접 보고 해결해야할 문제가 많기 때문이라고 보는데요. 현재 전북 농어촌이 해결해야 당면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시는지.
“당연히 농가소득 증대입니다. 전북은 농도임에도 농가소득 수준이 낮습니다. 전북 지역총생산 중 농림어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8.7%에 불과합니다. 전국 평균으로는 2.3%밖에 되지 않아요. 농어업인의 안정적인 소득 향상, 일자리 창출, 귀농·귀촌 활성화 등의 방안 마련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할 과제들이죠. 이 과제들은 농가소득을 높이고, 이를 통해 전북경제를 살리자는 목적을 위한 것입니다. 은퇴한 농민의 농지를 매입해 청년 창업가와 후계농업인에게 농지를 우선 지원하는 것도 청년 일자리를 농업에서 창출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농지연금사업을 통한 농업인들의 안정적인 노후생활도 중요합니다. 귀농·귀촌인의 성공적인 영농정착을 위해 주기별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됩니다.”
-그간 소회와 도민들께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는지요.
“고향에서 일하는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도 많은 분들이 격려와 지지를 보내주시는 데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 전북은 호남평야를 근간으로 농업위주의 생활을 영위해 온 지역입니다. 그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면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농어촌·농어업의 외부요인을 남들보다 한 발 앞선 노력으로 극복해 나가고, 전북발전과 농어촌·농어업의 희망을 일구어내는 한국농어촌공사 전북지역본부가 되도록 힘쓰겠습니다.”
●박종만 본부장은
공사 최고 토목전문가 전문성·조직관리 탁월
박종만 본부장은 농어업토목기술사로서 농어촌공사 최고의 토목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전문성과 조직관리 능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다. 본부장 취임 이후에는 현장업무를 중심으로 도내 농어촌에 산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뛰고 있다.
김제출신인 그는 이리고등학교와 전북대학교 토목학과를 졸업한 뒤 1985년 한국농어촌공사에 입사한 박 본부장은 무진장지사장, 금강사업단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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