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농업의 해묵은 과제, 해결할 방법 없는가

▲ 김경수 전북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석좌교수
미국과 중국 사이에 확대되고 있는 무역전쟁이 세계경제를 위협하면서 한국경제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길어지고 있다. 세계경제가 지금까지 개방성을 지향하면서, 한국 경제의 성장이 가능하였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미국과 중국의 분쟁은 한국경제의 성장을 일시적으로 낮추는 것에 머물지 않고, 보다 근본적인 위협을 가져다 줄 수도 있는 상황을 가져올 수 있다. 한국경제는 앞으로 산업 전반에 걸쳐 새로운 산업구조와 국제경쟁력을 모색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

 

미중간 첨단 제품에 대한 수입제한조치를 계기로 세계적인 기술과 지식의 확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기술확산이 가능한 세계적 메커니즘이 원활하게 작동하여 세계경제는 지속 발전할 수 있었고, 유례없는 식량증산과 질병예방도 가능하였다. 최근에는 정보통신기술의 세계적 확산으로 4차 산업혁명이 유발되고 있고, 과거에 풀지 못하던 문제에 대하여 새로운 해법이 제시되고 있다. 그 동안 한국 농업도 커다란 기술진보와 생산력 향상의 성과를 거두었고, 최근 스마트 팜과 같은 생산과 유통을 연결하는 이노베이션도 활발하다. 반면, 해묵은 농업 과제 중에는 아직 해결되지 않는 것들이 많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만성적인 채소 값의 폭락 반복 문제를 보자. 가을철이 되면 어김없이 농촌에서 배추를 뒤집어 엎는 사진과 기사가 등장한다. 배추 수급을 불확실하게 만드는 요인이 많기 때문에 가격 폭락 반복은 어쩔 수 없는 것인지? 정보기술을 이용하여 생산의 모니터 시스템을 바꾸면 해결 가능한지? 가격 폭락 시에 정부가 소득을 보상하는 제도가 있는데, 이것이 역으로 농가의 생산과잉을 부추기고 있는지? 배추가 품종이나 품질의 다양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수급 불안이 과도하게 일어나는 것인가? 배추 재배의 의사결정 시점에서 판매 정보의 제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 않기 때문인지? 중국산 배추와 김치의 유입이 확대되면서, 상대적으로 비싼 국산 배추의 수요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인지 등등 에 관한 새로운 고찰이 필요하다.

 

다음, 한국이 김치 생산의 발상지이면서도, 중국과 일본의 생산에 밀리고 있고, 국내에서는 값싼 중국산 수입이 증가하고 있는 문제이다. 시장규모의 차이 때문인지? 국내 시장에서 김치는 오직 가격으로 소비가 결정되고 품질은 영향력이 작은 것인지? 김치 제품을 고급화 다양화하고 유통을 혁신하여, 젊은 세대와 일반 소비자를 국산 소비로 끌어 들이는 방법은 없는지? 음식점에서 국산 고급 김치가 소비되도록 보조금을 적절히 활용하고, 이를 바탕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만족시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인지? 대기업이 출시하는 김치 브랜드를 중국산과 차별화하는 방법은 없는 것인지 등등 경제사회 트렌드를 염두에 둔 새로운 논의가 필요하다.

 

이미, 농업도 4차산업혁명의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 스마트 생산에서부터 디지털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기술 진보가 눈부시게 빠르다, 오랜 과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론도 제기되고 있다. 더 늦기 전에 민간기업, 농업 공공조직, 행정 기관 그리고 의회가 머리를 맞대고, 해묵은 과제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를 서둘러야만 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교육일반전북교육청 ‘천지개벽’...감사 평가 15위에서 3위로 ‘우뚝’

교육일반전북대, 글로컬대학30 성과공유로 혁신 동력 모은다

스포츠일반‘체조 요정’ 서연희·부친 서정기 씨 ‘전북체육상’ 수상

건설·부동산[지주택 결산] (중)도심 입지와 사업 리스크의 현실

경제일반전북개발공사, 환지처분 이후 현금청산 지급 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