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전주대에서 조금 다른 장학금 전달식 열려
학교측과 받는 학생들 얼굴, 기쁨보다는 엄숙·비통
지난 8월 아프던 외동딸 하늘나라로 떠나보내
7000만원 딸의 꿈 이뤄달라며 박종률 농진청 농업연구사 기부
“딸 아이가 이루지 못한 꿈, 동문들이 이뤄주기를 희망합니다.”
지난 27일 전주대학교에서 슬프지만 희망을 기원하는 색다른 장학금 전달식이 열렸다.
장학금을 전달하는 학교 측과 받는 5명의 학생들 얼굴표정에서는 장학금을 수여받는 기쁨보다는 엄숙함과 비통함이 묻어났다.
이날 장학금 전달행사 명칭은 ‘박경립 꿈이룸 장학금 전달식’으로 패션학도였던 외동딸을 잃은 아버지 박종률씨(48·농업진흥청 농업연구사)는 이날 딸의 모교에 장학금 7000만원을 기부했다.
전주대 패션산업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이던 딸이 지난 8월 심근경색으로 숨졌고, 박씨는 딸이 꿈꾸던 패션디자이너 꿈을 동문들이 이뤄주길 소망하며 장학금을 건네게 된 것이다.
후천성 1급 시각장애인이었던 박씨는 외동딸을 인생의 전부로 알고 살아왔다.
외동딸 박경립씨는 어릴 적부터 유독 옷과 재봉틀을 좋아했고, 중고교 시절에도 스스로 옷을 수선하거나 친구들에게 만들어 줄 정도로 패션디자이너에 대한 열망이 가득했다고 한다.
이날 장학금 전달식에서 패션산업학과 박현정 학과장은 “박경립 학생은 항상 맨 앞 중앙에 앉아 수업에 집중했고, 실습 시간에는 질문이 많은 열정이 가득한 사랑스러운 학생”이라고 회상했다.
박씨는 “딸을 가슴에 묻었지만, 딸의 꿈은 차마 저버릴 수 없어 못다 이룬 딸의 꿈을 위해 장학금을 기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막 하고 싶은 것을 시작한 딸이 허망하게 떠나 그 아픔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못다 이룬 꿈을 후배들이 이뤄주고 딸의 발자취를 동기와 후배들이 기억해주기를 바란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전주대학교는 3학년 1학기를 마친 학생 중 어려운 경제 형편에도 학업 의지가 높은 학생 5명을 선발해 매년 100만원씩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 박씨기 기탁한 7000만원 중 5000만원은 매년 500만원씩 장학금으로 지급하고, 남은 2000만원은 패션산업학과 실습을 위한 재봉틀과 실습기자재 구매에 쓰일 예정이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