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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덕 시인의 '감성 터치'] 시계와 시간

온통 시계네요. 벽에 걸린 시계들이 넉 잠잔 누에 뽕잎 갉는 소리로 시간을 먹어 치우네요.소싯적, 시계방 주인은 엄청난 시간 부자인 줄 알았습니다. 진열대며 벽면에 시계가 넘쳐났으니까요. 시계마다 열두 시간씩, 도대체 그 시간이 얼마였을까요.

눈가는 데마다 넘쳐납니다. 아 그런데, 처처에 시계가 넘치니 정작 시간이 없네요. 째깍째깍 시계가 시간을 죄다 갉아먹어서일까요? 나는 바쁘고 바빠서 도대체 짬이라곤 없습니다. 시계만 들여다보느라 시간이 없습니다.

세상의 시계란 시계를 모조리 창고 속에 처넣고 싶습니다. 흔적없이 사라진 시간을 되찾고 싶습니다. 아무리 해찰을 해도 한 발이나 남아있던 해걸음의 시절로 돌아가겠습니다. 제 몸의 실을 뽑아 고치를 짓는 익은 누에처럼, 시간의 고치를 짓겠습니다.

시계 부자 황금당 주인, 고장 난 시계를 고치느라 눈길 한번 주지 않네요. 우리는 다 늦은 시간에야 압니다. 시계 속에는 시간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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