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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향우회 ‘고향의 인물상’ 받은 송상모 진안사회복지협회장

담쟁이를 닮은 사람…지역 사회복지에 헌신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란 시의 마지막 부분이다. 이 시에 딱 들어맞는 진안사람이 있다. 진안사회복지협회 송상모 회장이다. 그는 진안홍삼축제 마지막 날인 지난 13일 오후 ‘전국 진안향우회 고향 방문의 날’ 행사에서 지역 사회복지에 헌신한 공로로 ‘고향 인물상’을 받았다. 향우들이 고향사람에게 주는 상이다.

송 회장는 “쑥스럽고 민망하네요. 저보다 훌륭한 분도 많은데.”라며 어색함 넘치는 시상 소감을 밝혔다.

그의 지인 A 씨는 “송 부군수는 상 받을 자격이 넘친다”고 소리를 높였다. A 씨는 송 회장을 아직도 2005년 퇴직 당시 직함인 ‘부군수’로 칭했다.

A 씨는 송 회장을 도종환 시 ‘담쟁이’에 비유했다. 그는 “송 부군수는 단신이지만 품은 뜻이 키다리 같아 ‘작은 거인’으로 불린다. 그 앞에 고난과 역경 따위란 사치나 다름없다. 동료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앞장서 이끌고 결국 장벽을 넘어서고야 마는 불굴의 상징 ‘리더 담쟁이’ 한 잎이다.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A씨는 “송 부군수는 사회복지 불모지나 다름없던 과거 진안을 현재 다른 어느 지역보다 훌륭한 복지 선진지로 만드는 ‘제3막 인생’을 살아왔다”고 역설했다.

그에 따르면 송 회장은 2005년 퇴임 직후 호주머니를 털어 진안읍에 5평 남짓한 사무실을 얻고 진사협 간판을 내걸었다. 당시만 해도 앞이 캄캄한 사회복지 일에 발을 담그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진사협은 송 회장의 헌신에 힘입어 출발 당시 단 한 명도 없던 직원이 지금은 11명으로 불어난 대기업(?)이 됐다. 그밖에도 송 부군수는 손으로 꼽기 힘들 정도로 많은 것을 일궈놓았다는 게 A 씨의 전언이다.

송 회장에겐 보통사람을 넘어서는 특별함이 있다. A 씨에 따르면 송 회장은 14년 동안 진사협에서 무보수로 일했다. 협회장 업무추진비가 있지만 이것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운영비에 보탰다. 필요할 때 빠듯한 자신의 지갑 터는 일도 주저하지 않았다.

그뿐 아니다. 송 회장은 부군수로 정년퇴직을 하자마자 진안군요양원을 드나들며 치매 어르신들을 위한 ‘식사 수발’ 봉사를 무료로 해왔다. 평일(수요일 제외) 아침, 점심, 저녁 식사 시간에 맞춰 요양원을 찾아 치매 환자들에게 ‘밥 먹는 손’이 돼 주었다.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을 무려 14년간 동안이나 해 왔다.

그랬던 송 회장이 제3막 인생을 정리한다. 올해 말 협회장직을 그만두고 “내년부턴 제4막 인생을 살겠다”고 벼르고 있다. 공직 입문 직전까지의 제1막 인생, 공무원 시절이었던 제2막 인생, 사회복지에 투신했던 제3막 인생, 갖은 악조건 극복해내며 모든 막을 성공시켰다고 평가받는 송 회장.

그가 펼칠 제4막 인생, 그것이 궁금하다.

국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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