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번째 개인전 연 하수정 문인화가, 작품세계 들어봐
“문인화와 서예로 일상 회복 위한 문화 향기 전할 것”
오십, 그리고 하나. 어느새 70세를 훌쩍 넘긴 화가는 51번째 개인전을 열고 소소한 일상의 향기를 불러들였다.
스물넷의 나이로 강암연묵회를 통해 서예에 입문한 하수정 화가를 51번째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전주 우진문화공간 전시실에서 만났다. 주제는 특정하지 않았다. 화려한 수식은 없지만, 50년 넘는 오랜 세월을 쌓아온 그의 연륜이 작품들마다 담뿍 담겨있었다.
하수정 화가는 “그때 그때의 생각과 느낌을 중시하고 싶다”면서 “짧은 우리네 인생사에 긴 예술세계를 어떻게 담아내야 할지 고민한다”고 말했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변화하고 싶은 모습도 날마다 샘솟지만, 현실적으로는 나이와 체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모든 것을 다 잘하겠다는 욕심은 진즉에 내려놓았다. 진흙 속에 뿌리내리고 살아가는 은은한 연꽃처럼 흔들리되 꺾이지 않고 자리를 지켜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도연명의 ‘애련설’, 황지우의 ‘수은등 아래 벚꽃’, 마테오 리치의 ‘천주실의’ 등 우리 삶 속에 회복을 이야기하는 글귀를 만날 수 있다.
특히, 하수정 화가는 요즘 시국에 전하고 싶은 말로 ‘화이불류’를 꼽았다. 합하되 횝쓸리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서로 화합을 하되 시류에 따라 휩쓸려 다니지 않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이 말은 개인을 가다듬는데도 필요하고, 가정과 사회를 정돈할 때 길잡이가 될만한 교훈이니까요.”
올 8월에는 미국 뉴욕과 뉴저지주 해켄색으로 자리를 옮겨 전시를 이어갈 계획이었다. 한국의 정서와 고향냄새를 전할 수 있는 기회였기에, 해외전시가 어려워진 현 시국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욱 크다.
“내가 느끼는 대로 표현할 때 가장 자유롭죠. 적당히라는 건 없어요. 올 봄에는 서예·문인화 강의를 통해 배움에 대한 열정이 있는 이들에게 재능을 나눠줄 요량입니다. 세월이 세월인 만큼 보는 사람이 각자의 시선으로 찾아볼 수 있는 열린 작품을 계속 하고 싶어요.”
하수정 화가는 대한민국·전라북도미술대전 심사위원과 한국문인화협회 전북지회장, 강암연묵회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전주교대 평생교육원 서예문인화 교수로 활동하며 전주 한꼭지 디자인숍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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