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윤리감찰단에 다주택자 조사 거듭 지시
영남권 의원과 김해신공항 문제 비공개 협의
당내 기강 잡고 영남권 친문까지 포섭할 의도
지역기반 호남 현안 아젠다는 제시 못하는 상황
서해상 실종 공무원 피살사건과 소속 의원들의 구설로 ‘내우외환’에 처한 더불어민주당의 이낙연 대표가 당내 기강잡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잇단 악재에 당 대표로서 운신의 폭이 좁아지는 것을 방지하고 리더십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당내 뿌리 깊은 ‘영남 후보론’을 극복하고, 텃밭인 ‘호남 후보론’을 부각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 대표는 지난 5일 당 윤리감찰단에 다주택자 현황조사 착수할 것을 요구했고, 박광온 사무총장에게는 청렴신고사이트 개설을 지시했다.
표면적으로는 김홍걸·이상직 국회의원 등이 촉발한 모럴 해저드 논란이 당 위기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윤리기강을 다잡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러나 이면에는 다른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 3월에 사퇴해야 하는 상황에서 위기관리의 리더십을 제대로 확립하겠다는 관측이다.
이는 당의 지지율과 관계가 있다. 등락을 반복하면서 30%대 지지율은 유지하고 있지만 국민의힘과 지지율 격차는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야권에 강력한 대권후보가 없는 상황임에도 각종 악재로 제대로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와 함께 같은 당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지지율 격차와 ‘진성 친문’(친문재인)인 김경수 경남지사가 잠재적 대권후보로 서서히 거론되는 사실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6일 오후 부산·울산·경남 민주당 의원 7명과 김해신공항 검증 관련 비공개 협의도 진행했다. 총리시절 구성했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의 불공정 논란에 대한 우려를 씼기 위해 이 대표가 직접 마련한 자리다. 현재 부·울·경 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검증위가‘안전성 우려’ 의견을 배제한 채 최종보고서를 채택한 설을 두고 공정성 논란을 제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대표는 최근 “정부 선택이 남은 과제가 될 것”이라는 견해를 드러내면서도 “부·울·경에 관문 공항다운 공항이 들어서길 바란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영남권 친문후보’의 지분이 강한 부·울·경 지역 현안을 순조롭게 해결해, 영남현안까지 아우를 수 있는 호남 대권주자의 면모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표 임기가 반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당을 장악하려다보니 다소 무리수를 두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작 자신의 지역 기반인 전북 등 호남의 군산조선소 재가동 등 현안 해결에 대한 아젠다는 제시하지 않고 있어서다. 지난 3월 당내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을 때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를 찾아 “정상 가동을 위해 모든 것을 쏟겠다”는 약속이 무색해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로 인해 이 대표의 이른바 ‘영남권 친문 포섭 전략’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까지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 대표가 정기국회 이후에도 당을 장악하고 대권후보로 완벽히 자리매김하려면 친문뿐만 아니라 자신의 지역기반까지 잘 구축해 나가야 한다”면서“이와 함께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도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까지 만들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