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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주목받지 못했던 의병 포상에 앞장서겠다”

이태룡 인천대 인천학연구원 독립운동사연구소장 인터뷰
정읍 백기게양 사건 주동자 최태환 열사 서훈 추진 화제
“따님인 최영임씨가 노구를 이끌고 찾아와 간절히 부탁”
의병문학 전공자로 1983년 교사로 근무하면서 유공자 포상 앞장

이태룡 소장

“공로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독립유공자만해도 전국에 2만여 명이나 됩니다. 전북을 비롯해 전국에서 주목받지 못한 다수 독립유공자가 포상을 받도록 하는 게 지금 제 목표입니다.”

이태룡 인천대 독립운동사연구소 소장(66)은 16일 이같이 말했다. 평생 의병관련 연구를 해온 이 소장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쳤지만 공로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독립유공자들과 그들의 후손이 겪는 한(恨)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최근 정읍 백기게양사건을 주도한 최태환 지사의 후손을 지정받도록 한 사연부터 얘기를 시작했다.

이 소장은 “후손이 포상신청을 하기 위해 2000년부터 20여 년 동안 애를 썼지만 포상 기준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계속 반려됐다”며 “그러던 중 따님인 최영임 여사(89)가 노구를 이끌고 오셔서 국가보훈처에서 계속 묵살해서 화병이 생겼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정읍향토사학자인 정봉선이 최태환 지사의 글을 모아 펴낸 <영산실록> 근거로 들며 포상을 추진해달라고 간절하게 부탁하셨는데, 마음이 아팠다”고 부연했다.

이 소장은 “조금 더 객관적인 자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1920년대 간행된 <시대일보> 에서 최태환 지사의 반일의거 행적을 찾았다”며 “이를 근거로 국가보훈처에 포상 신청을 했는데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현재 국가보훈처에서는 최 지사의 유공자 포상에 대해 “공적심사에 부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심사결과는 2022년 2월께 나온다.

최 지사는 “당초 최 여사께서 포상신청을 못해 아버지를 뵐 낯이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이제는 빨리 좀 포상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보이셨다”면서 “심사를 앞당겨 8·15광복절을 계기로 포상심사를 해주면 좋겠다는 건의서를 국가보훈처에 보냈다”고 말했다.

앞으로 이 소장이 하고 싶은 일도 최 여사와 같은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한을 풀어주는 일이다. 2008년부터 이 소장이 포상을 신청한 독립유공자는 현재 4000명이 넘는다. 그는 과거 도내 대안학교인 무주 푸른꿈고등학교 교장으로 3년 간 재직하면서 고창, 무주, 임실, 순창의 의병 250여명을 발굴해서 포상신청을 하기도 하는 등 전북과 연이 깊다.

인천대 독립운동사연구소장으로 취임한 2019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2060명의 독립유공자에 대한 포상을 신청했고 올해 발굴한 독립유공자는 316명에 달한다.

이 소장은 “국립 대학교가 포상신청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수의 독립유공자들이 공로를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가지원을 받은 기관으로서 반드시 해야 할 책무가 있다는 것이다.

이 소장은 경상대 사범대 국어교육과에서 학사·석사·박사학위를 받았다. 전공은 의병문학이다. 고등학교 국어교사로 재직하던 1986년부터 의병연구를 시작했으며, 계속 공로를 인정받지 못한 유공자를 발굴해왔다. 무주 푸른꿈고등학교 교장으로 재직하던 2013년 본격적인 연구 활동을 위해 정년보다 3년6개월 앞서 퇴임을 했다. 주요 논저로는 ’운강 이강년의 도체찰사 제수와 순국과정 연구’등 20여 편의 논문,‘한국 의병사’(상·하) 등 27종 38권의 단행본이 있다.

김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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