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는 그대로인데 자재 값은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어 적자시공이 불가피해지고 있습니다. 한꺼번에 많은 양의 자재를 구입해 쌓아놓고 있는 대형 건설사들은 감당이 가능하겠지만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부족한 전북지역 업체들은 적자가 누적돼 도산위기에 몰려있습니다”
20년째 전주지역에서 건설사를 운영하고 있는 A대표는 연초부터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자재가격 때문에 심각한 위기감을 나타냈다.
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이 가능한 공공공사 위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A대표는 그래도 민간공사 건설업체에 비해 좀 나은 편이다.
전주지역에 대형 상가 신축공사를 수주한 B사 대표는 “작년 공사를 수주했을 때만해도 철근 거래가격이 58만∼60만원 사이였고, 해당 가격을 바탕으로 공사비가 책정됐는데 지금은 100만원을 넘어선다”며 “자재가격 인상 폭이 너무 커 손실이 누적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공사원가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자재가격 상승으로 건설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약한 전북지역 건설사들은 자재가격이 뻔히 오를 것을 알면서도 대량구입을 하지 못해 대형 건설사에 비해 더욱 비싼 가격에 자재를 구입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아우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현재 10㎜ 기준 시중 철근 유통가격은 t당 103만∼104만원다. 140만원까지 치솟았던 5∼6월 철근 수급대란 시점에 비하면 많이 내린편이지만 연초 대비 40% 오른 가격이다. 특히 작년에 공사를 수주했던 현장의 경우는 2배 가까이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공공공사 현장도 자재 값 인상에 압박이 심하다. 가격이 급등한 자재에 대해 ‘단품 슬라이딩’ 제도가 있긴 하지만, 이를 적용하는 현장은 드물다.
해당 자재값 인상에 대한 보전은 받을 수 있겠지만 철근을 단품 슬라이딩으로 요청하면 추후 E/S(=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 심사를 받을 때 철근 품목은 제외돼 총액 심사에 불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철근 외에 다른 자재들도 가격 인상 폭도 상당하다. 건설용 후판은 연초 t당 75만원(SS275 규격)에서 125만원으로 뛰었고, 지난해 t당 55만∼58만원으로 거래되던 앵글(두께 50㎜ 기준)은 현재 112만원을 줘야 한다. 두께 100A의 배관재 역시 작년 말 t당 140만원에서 현재 203만원에서 거래된다.
지난해까지 1매당 8000원대를 유지하던 목재 PB(파티클 보드)는 현재 1만3000만원으로 올랐고, 천장재로 사용되는 석고보드도 연초 대비 20% 상승했다. 기초자재인 레미콘도 시멘트값 상승과 운송노조의 압박을 등에 업고 이달부터 2∼5% 오르는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금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돼 현장의 고충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야말로 공사비(계약 기준) 빼고 공사 관련 모든 비용이 오르고 있는 셈이다.
도내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사금액은 고정돼 있는 상태에서 원가상승압박을 갈수록 커지고 있어 부실시공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며 “지자체 등 발주처가 공사원가 상승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