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 기부문화 정착 위해 도민 관심 필수적
전북도, 특색있는 답례품 발굴로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에 매진
올해 1월 1일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에 들어갔다.
고향사랑기부는 개인이 자기 주소지를 제외한 전국 모든 자치단체에 연간 500만 원 한도 내에서 기부할 수 있는 제도다. 10만 원까지는 전액 세액공제가 되고, 기부 금액의 30%에 상당하는 '답례품'도 받을 수 있다. 고향사랑 기부금은 기부받은 자치단체에서 기금으로 관리하고 주민복리증진 사업 등의 재원으로 활용한다.
우선 10만 원을 기부하고 13만 원의 혜택을 돌려받을 수 있는 제도라면 누구나 한번 기부할만한 매력있는 제도다. 전주시민은 자기 주소지인 전라북도(광역)와 전주시(기초) 두 곳을 제외한, 전국 모든 자치단체(광역 또는 기초)에 기부할 수 있다. 예를들어 전주시민이 진안군에 10만 원을 기부하면 연말정산에서 10만 원 전액을 세액공제 받고, 진안군에서 선정한 3만 원 상당의 답례품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고향사랑 기부금은 ‘고향사랑e음’이라는 종합정보시스템(온라인)과 전국 NH농협은행(오프라인)을 통해 기부할 수 있으며, 10만 원 초과 기부금에 대해서는 16.5%의 세액공제가 적용된다.
고향사랑 기부로 지역을 도와요
고향사랑기부로 얻을 수 있는 효과로 우선 ‘지방재정 확충’을 기대할 수 있다. 앞선 예시에서 10만 원이 세액공제 되지 않았다면 금액은 국세(소득세)로 귀속된다. 그러나 기부자는 고향사랑기부제도를 통해 본인의 선택으로 국세를 지방자치단체의 재정(기금)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 연간 500만 원까지 자발적 기부로 지방재정이 확충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다른 효과는 ‘지역경제 활성화’다. 기부자에게는 각 지자체가 선정한 답례품이 제공된다. 답례품은 지역특산품, 해당지역 상품권, 각종 서비스 등으로 구성됐다. 답례품은 지역 특산품의 홍보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꼽힌다. 품질좋은 지역 생산품을 기부자에게 알릴 수 있고, 재구매를 통해 판로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관광・체험상품 등 체류형 답례품은 지역 방문을 유도해 지역경제에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벌초대행이나 빈집관리 등 서비스형 답례품은 일자리 창출 효과도 이끌어 낼 수 있다.
더 나아가 고향사랑기부제는 관계인구 형성과 이를 통한 지방소멸에 대응할 수 있다. 관계인구는 정주(定住)하지는 않더라도, 하나 이상 지역을 선정해 그 지역의 다양한 사업에 참여하면서 그 지역을 응원하는 새로운 인구개념이다.
고향사랑 기부를 통해 무관심에서 지역의 특산품 구입, 빈번한 방문, 주말 거주, 이주(移住)까지 기대해 볼 수 있다.
특히, 전라북도의 기대감이 높다. 전북은 흔히 농도(農都)로 불린다. 산업화에 밀려 인구 유출과 고령화 등으로 도내 14개 시군 중 10개 시군이 인구감소 지역으로 지정되는 등 지방소멸 위기에 직면해있다. 고향사랑 기부를 통해 지역에 대한 관심이 향후 이주까지 이어진다면, 농어촌 지역 부활의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소득이 있는 5~60대 중장년층 출향인은 고향사랑기부의 가장 중요한 고객이며, 이들의 농촌에 대한 향수(鄕愁)는 농도 전북의 강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고향사랑 기부문화 정착 위해 도민 관심 필수적
고향사랑기부제의 성공은 새롭게 시행되는 제도인 만큼 도민들의 인식률에 달려 있다. 전라북도는 고향사랑기부제도에 대한 인식률을 높이기 위해 홍보물 배포, 도 홈페이지, 유튜브 등 온・오프라인 홍보 강화, 추석명절 및 가을축제 방문 귀성객, 관광객들에 대한 제도 안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한 홍보영상물도 제작해 TV, 온라인 및 전광판 광고 등으로 홍보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각 시군에서도 자체 소식지 등을 활용하여 제도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북도와 14개 시군 고향사랑 주요 기부자는 출향도민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주소지에는 기부할 수 없는 제도 특성상, 수도권 지역 거주자들은 고향, 학교, 직장, 군복무 등 본인의 연고가 있는 지역에 기부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부자 입장에서도 10만 원을 기부하면 13만 원의 혜택받는 유리한 제도인 만큼 홍보만 잘 이뤄진다면 전 국민이 관심을 가질 제도다. 물론 전라북도에 거주하는 도민들은 주소지 시군만 아니면 도내 인접 시군에도 기부가 가능하므로, 각 시군에서는 인접 시군민들에 대한 홍보 역시 중요하다.
전북도 관계자는 "도외 거주 출향인에 대해 고향사랑기부 제도 소개가 필요하다"면서 "제도의 내용에 관심을 갖고, 다가오는 설 명절에는 우리 지역을 찾아온 가족이 함께 둘러앉아 고향사랑기부를 주제로 이야기꽃이 피어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성공 열쇠는 '답례품'
고향사랑기부제 성공의 열쇠는 '답례품'에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답례품이 중요한 이유는 기부 유도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앞서 국내보다 먼저 고향사랑기부제를 추진한 일본의 경우 제도 첫 해 73억 엔에 불과했던 기부금 총액이 지난 2021년 기준 8302억 엔으로 113배가 늘어났다. 지방재정 확충의 중요한 방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다.
일본의 경우 공공중심으로 제도를 추진하는 국내와 달리 ‘후루사토 초이스’, ‘라쿠텐 후루사토납세’ 등과 같은 민간 플랫폼을 활용해 제도 정착에 주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민간 플랫폼은 자신들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역 공공기관과 지역 답례품 제공 업체 등과 끊임없이 소통해 차별화된 전략을 마련하고, 지자체로 기부가 이어지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기부금의 사용 취지와 목적을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게 하면서 기부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있다.
전북도 관계자는 “올해는 고향사랑기부제 원년으로 제도가 정착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일선 시·군과도 소통해 차별화된 답례품이 발굴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도 답례품
전북도는 지난해 말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공급업체’를 선정하고, 고향사랑기부제 종합시스템인 ‘고향사랑e음’에 답례 품목을 등록했다. 기부자에게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면서 품질 좋은 답례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수급 안정성, 상품성, 지역 정체성 등을 고려했다. 답례품 및 공급업체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와 답례품 소비자의 선호도를 파악해 특색있는 상품을 발굴하는 등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에 매진할 방침이다.
선정된 공급업체는 쌀(옥구농업협동조합), 한우세트(NH참예우조합공동사업법인), 홍삼정(진안홍삼품질인증협동조합), 친환경농산물 가공식품 꾸러미(전북 친환경 연합사업단, 농업회사법인(유)호야농장, (유)씨엠에프엔비), 한옥 ‘그리움’LED 조명등((주)예담공예), 전북투어패스((주)엘에스컴퍼니), 전북관광브랜드 상설공연권((재)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등 21개 품목에 23곳이다.
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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