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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 제17대 전주시 통장연합회장 "동네에 일이 생기면 달려갑니다"

"주민과 행정 가교역할, 더 살기 좋은 전주 만들고 싶어" 
전주시 35개 동 통장 힘 합쳐 복지사각지대 발굴 '온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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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 제17대 전주시 통장연합회장.

 

"시민분들을 만나 '통장'이라고 소개하면 대부분 잘 모르세요. 농촌 드라마에 나오는 '마을 이장' 처럼 동네에 일이 생기면 제일 먼저 달려가는 사람이라고 하면 끄덕이시죠. 남들이 '통장님' 하고 세워주기 전에 주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과정에서 많은 통장들이 일의 보람을 찾길 바랍니다."

제17대 전주시 통장연합회장에 취임한 김도영(56·효자5동) 씨가 봉사의 전도사 역할을 자처했다. 전주시민과 행정의 가교역할을 하는 통장협의회장으로서 지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다짐이다. 

전업주부였던 김 회장이 지역 곳곳에서 이웃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학부모회, 주민자치위원회,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의용소방대에 참여하면서 봉사에 관심을 넓힌 덕분이었다. 소소하게 반찬 나눔부터 주택 화재감지기 설치 등 생활 속에서 교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니 셀 수 없었다고.

통장은 두 자녀가 학교를 졸업하고 독립을 하는 시기에 찾은 일이었다. 덕분에 이맘때 중년 여성이 흔히 겪는다는 '빈 둥지 증후군'과 같은 우울감이 파고들 겨를이 없었다. 

지난 2020년 부터 통장으로 일해 온 김 회장은 통장의 업무를 "작은 힘이지만 주변을 돕고 마음이 넉넉한 사람들과 모여 더욱 살기 좋은 동네를 만드는 일"이라고 소개했다. 

"어디 하나에 불만을 가지면 한도 끝도 없이 슬퍼져요. 봉사를 모를 땐 작은 돌부리에 넘어져도 무릎이 깨진 것처럼 아파했는데, 이제는 달라졌어요. 걸을 수 있음에 감사하고 특별하지 않아도 누구나 봉사를 할 수 있다 생각하니 세상 모든 일이 감사하게 느껴지죠."

'감사의 힘'은 남편과 두 아들에게 배웠다. 틈 날 때마다 가족회의를 열어 인생의 크고 작은 결정에 뜻을 모으고 있다. 통장에 도전하고, 봉사활동을 시작할 때도 그랬다. 

"3년 전 통장 월급을 처음 받고 가족회의를 열었어요. '엄마가 이 돈으로 너희들 새 신발을 사줄 수 있지만 우리 주변에 어려운 이웃을 위해 동에 기부하면 어떨까'하고 물었더니 아이들이 대번에 '멋있다'며 지지해줬죠. 아이들이 저와 함께 봉사의 기쁨을 함께 느끼고 올곧게 살아갈 수 있다면 일하는 보람이 충분했어요."

전주 토박이인 김 회장은 지금도 종종 50년 전 할머니와 함께 살았던 촌락이 떠오른다고 했다. 유년시절 이웃사촌과 함께 부대끼며 자란 경험은 김 회장이 오늘 이 자리에 있게 한 자양분이 됐다.

김 회장은 "어릴 적 할머니와 살던 집은 동네사랑방이었는데, 어르신들이 호롱불을 켜놓고 아랫목에 둘러 앉아 이야기 나누시던 모습이 정겨웠다"며 "이웃과 어우러지는 삶과 사랑을 베푸는 힘을 가르쳐주신 할머니 덕분에 이웃들에게 살갑게 다가갈 수 있었고 원만하게 통장의 직책을 수행할 수 있었다"고 웃음지었다.

1인 가구가 늘고 코로나19로 비대면 사회가 심화되면서 동네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는 통장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김 회장은 "지역민들이 안고 있는 어려움을 알리고 더 나은 삶을 열어갈 수 있도록 돕겠다"며 "봉사를 통한 삶의 기쁨을 많은 분들이 느낄 수 있도록 몸소 보여주겠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현재 전주시 35개 동에는 통장 1300여 명이 있으며 시책 홍보와 복지사각지대 발굴 등 행정의 최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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