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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숨, '플랫폼 어게인' 일곱 번째 작가 고보연 '정희의 일기' 전

버려진 옷과 천 잘라 그들의 시간과 삶 연결
"여성의 옷, 그 시절 여성의 퍽퍽했던 삶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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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보연 씨

수십 년 전 특별한 날 입었던 옷, 한때는 축하하는 자리, 기념하는 자리를 함께했던 옷들.

고보연 작가가 버려진 옷과 천을 자르며 그들의 시간과 삶을 담고 연결하는 작업으로 누군가의 기억을 간직한다.

고 작가는 오는 17일까지 갤러리 숨 개관 10주년 기획 초대전 ‘플랫폼 어게인’의 7번째 무대를 꾸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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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보연 작가 작품

그의 작품에 사용된 모든 섬유는 100% 재활용된 것으로 환경에 대한 남다른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대학 시절 독일로 떠난 유학생에게 무슨 돈이 있겠어요. 그때는 버려진 티백과 쌀통으로 작품을 만든 게 시작이었죠”라며 “작품을 창작하는 과정에서 버려진 티백에 누군가의 시간과 삶이 담긴 듯 느껴져 그때부터 재활용 작품에 관심을 가졌습니다”고 말했다.

고 작가가 과거 갤러리 숨에서 진행한 ‘플랫폼’ 전시의 작품과 현재 작품의 차이점은 ‘재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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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보연 작가 작품

버려진 티백, 종이, 커피 찌꺼기 등으로 작업을 했던 고 작가가 헌 옷을 주재료로 활용하게 된 계기는 단순한 기부에서 시작됐다. 평소 어린이와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와의 나눔을 위해 지인들에게 옷을 기증받던 고 작가. 그는 “10년 전까지만 해도 헌 옷의 수요가 있었는데, 날이 가며 헌 옷을 찾는 사람은 줄고 옷은 계속 늘어가 옷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게 됐죠”라고 밝혔다.

전시장 내부를 채운 작품의 공통점은 ‘여성의 옷’이라는 점이었다. 실제 이번 전시에 사용된 옷은 고 작가의 ‘정희 이모’가 30년 전 입었던 옷으로, 이모의 삶에 더해진 무게 등 그 시절 여성의 퍽퍽했던 삶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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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보연 작가 작품

작가는 “작업 과정 중 여성의 옷을 가위로 자르고 다시 땋아서 연결하는 행위로 어지러이 개별적으로 흩어져 있는 여성의 고된 시간을 이어주는 것처럼 느껴졌다”며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작가는 삶과 작품이 연결돼야 한다”며 “저 역시 결혼과 임신, 출산, 육아로 특별한 시간을 보냈고 앞으로도 재활용을 이용한 설치 미술로 가족과 휴식, 여성의 삶을 조명하는 작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작가는 전북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한 후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그는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교동미술상’, ‘군산미술상’, ‘전북청년미술상’ 등 화려한 수상 이력을 갖는다.

전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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